산 아래 외진 마을
문 굳게 닫혔는데
냇가 다리 해 저물자
푸른 연기 오르네.
돌샘은 얼어붙고
발자취 끊겼으니
아마도 산골 아낙네는
눈 녹은 물로 밥 지으리.
(山下孤村深閉門, 溪橋日晩靑煙起.
石泉凍合無人蹤, 知有山妻炊雪水.)
-백호 임제, 「매서운 추위(苦寒)」-
해가 저물면서 샘은 얼어붙고, 인적이 끊긴 산 아래 외로운 집.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이 춥고 을씨년스럽다.
그래도 눈 녹은 물로 손을 불어가며 밥 짓는, 푸른 연기에 조금은 따뜻해진다.
산다는(生活) 건 물(氵)을 혀(舌)에 적시는 일이다. 잘 먹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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