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과 골프 모임을 갖는 중이었다.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필드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아랫배가 묵직해 왔다. '자연의 부름(Nature's Call)'이었다.
(음······ 우회적으로 표현하려니 긴박함이 살아나지 않는다. 직접적인 우리말 표현으로 전환해 본다.)
한마디로 똥이 마려웠다. 그것도 매우 화급했다.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의아해하는 일행들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서는 순간 통제불능의 상태가 되었다.
건강한 황금색의 '그놈' 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양이 엄청났다.
당황스러우면서도 이상하게 배가 시원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났다.
하도 생생해서 혹시 진짜로 실수한 것이 아닐까 몸을 만져볼 정도였다.
그런데 이틀 뒤 또 이상한 꿈을 꾸었다. 이번엔 비와 물이었다.
창밖엔 억수 같이 비가 퍼붓고 집에 물이 새기 시작했다. 천장에서고 어디서고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아우성을 치며 물에서 허우적거리는데 아내가 흔들어 현실로 돌아오게 해 주었다.
왜 전에 없던 꿈을, 그것도 이렇게 이상한······? 나이 들었다는 징후인가?
아내와 꿈 이야기로 킬킬거리다 인터넷 해몽을 찾아보니 똥도 빗물도 뜻밖의 행운이나 횡재수를 의미한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밀물 땐 없어지고 썰물 땐 드러나는 땅 한 뙤기는커녕, 깡통 주식 한 장도 없는 데다가, '알고 보니
재벌가의 혈육'이었다는 막장 드라마식 출생의 비밀 따위가 있을 리 없으니 횡재수란 해몽은 '개몽'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혹시 '마른하늘에 벼락을 맞았다가 살아날 확률'이라는 그것?
두 번이나 이어진 횡재수의 꿈에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있는 복권 판매점이 유별나게 눈에 들어왔다.
며칠이 지나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번호 3개가 일치하여 5천 원이 맞았다.
아내는 "꿈속에서 그 고생을 하고 얻은 횡재수가 겨우 본전이라니. 당신 재물운은 '무노동 무임금'이야." 하며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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