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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2

법 없이 살기 위해서 '가네코 텟페이'는 면접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만원 전철을 탔다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현행범으로 오해를 받아 체포된다. 경찰과 검찰은 텟페이의 억울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수사로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켜 나간다. 국선변호인조차도 잘못을 인정하고 합의를 하면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며 회유를 한다. 합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텟페이는 일관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유죄 선고 확률 99.9%'라는 '불리한' 재판을 감수한다. 결국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판사의 선고를 보며 텟페이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최소한 나는,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유죄가 되었다. 그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 : 일본 영화. 20.. 2023. 6. 13.
내가 읽은 쉬운 시 23 - 김상옥의「어느 날」 신혼여행을 마친 딸아이 부부가 '신행'을 다녀갔다. 둘은 먼 남태평양에서 보낸 흔적으로 검게 그을린 피부를 개구장이처럼 뽐냈다. 행복한 모습에 아내와 나도 행복해졌다. 그렇게 딸아이가 우리들의 관계와 공간에서 빠져나가고 아내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낸지 한달이 되었다. 그동안 딸아이가 가족구성원으로 차지하던 점유율이 산술치인 3분의 1 이상이었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내와 딸, 나와 딸, 나와 아내, 그리고 아내와 딸과 나, 이렇게 4종류의 관계에서 아내와 나의 관계만 남게 된 것이다. 아내와 나는 단순하게 변한 일상이 어색했다. 갑작스레 노인이 된 것 같아 아내에게 투정을 부리 듯 장난을 치기도 했다. "뭐야, 우리 이제 이러고 살아야 하는 거야?^^ " 세상의 많은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오.. 2014.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