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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2

오키나와2 - 태풍이 불어도 항공과 숙소를 예약 확정하고 나서 느긋해진 마음으로 오키나와에서 할 일을 알아 보다가 '혹시 이 늦가을에 태풍이 지나가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안 좋은 예감은 잘 들어맞는 것일까? 검색을 해보니 10월 하순임에도 제26호 태풍 위투가 이삼 일 전에 발생되어 북서진을 하고 있었다. 아직 태풍의 진로는 유동적이라고 했다. 필리핀 북부를 지날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쪽에 발달된 고기압 세력을 뚫지 못하고 튕길 경우 한반도 쪽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일본 본토 보다도 훨씬 남쪽에 있는 오키나와는 태풍 영향권에 들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태풍 관련 뉴스에는 늘 '오키나와 동남쪽 해상 몇몇 km'라는 멘트가 따라붙지 않던가. 항공과 숙소의 변경은 고려할 수 없었다. 페널티가 .. 2018. 11. 24.
오키나와1 - 결혼34주년 오늘은 아주 작은, 깃털처럼 가벼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이 그저 재미있고 유쾌한, 내일이 되면 무슨 말을 나눴던가 잊어먹어도 좋은, 그런 이야기만을 나눠봅시다. 기억에 뚜렷이 남지 않는 시간이 많을수록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34년 전 우리가 함께 내딛은 첫 걸음의 떨리던 순간을 돌이켜볼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아니면 우리 젋은 시절의 옛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창밖을 내려다봐도 좋겠습니다. 말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만 가장 가까운 친구는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 어떠한 말을 나누지 않아도 편안한 사이임을 또한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함께 해온 34년은 늘 말과 침묵이 같은 의미였지 않습니까? 가을인데 먼 바다엔 뜻밖에도 거센 태풍이 지나간다고 .. 2018.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