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2 딸아이가 만들어준 음식 딸아이는 음식만들기를 좋아합니다. 보통의 아이들이 그렇듯 이제까지 부엌살림과 가까이 하고 지내지 않았음에도 음식 만드는 것을 겁내하지 않습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음식을 만드는 법을 읽다가 대뜸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가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필'이 꽂혔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지가 무슨 음식을 만드랴 시큰둥하게 여겼는데 놀랍게도 음식의 맛이 훌륭한 것입니다. 자식 자랑도 팔불출에 속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자랑을 좀 해야 공짜로 맛있는 음식을 먹은 값을 하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세상에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근엄한 표정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음식 사진을 몇장 올려봅니다. * 2005년 2014. 10. 7. 버섯 샐러드 축구 국가대표팀 끼리의 시합을 A매치라고 부른다. 내가 만든 음식을 아내가 집에 찾아오는 손님상에 올리겠다고 할 때 나는 ‘A매치 데뷔’ 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좀 과장을 하자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혀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선수가 느낄 법한 흥분과 긴장을 느낀다. 이미 서너 번의 그런 ‘A매치’경험이 있으니 ‘데뷔’라는 표현은 맞지 않으나 아직도 그 표현을 쓰는 이유는 흥분과 긴장의 강도가 처음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얼마 전 손님이 집에 온다며 아내는 내게 앞서 만들었던 음식 중에 버섯 샐러드를 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물론 오케이다. 아직 내겐 음식 만들기가 일이 아닌 놀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버섯샐러드는 만들기도 간단하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음식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손님이 다.. 2014. 3.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