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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버섯 샐러드

by 장돌뱅이. 2014. 3. 3.



축구 국가대표팀 끼리의 시합을 A매치라고 부른다.
내가 만든 음식을 아내가 집에 찾아오는 손님상에 올리겠다고 할 때
나는 ‘A매치 데뷔’ 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좀 과장을 하자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혀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선수가 느낄 법한 흥분과 긴장을 느낀다.
이미 서너 번의 그런 ‘A매치’경험이 있으니 ‘데뷔’라는 표현은 맞지 않으나
아직도 그 표현을 쓰는 이유는 흥분과 긴장의 강도가 처음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얼마 전 손님이 집에 온다며 아내는 내게 앞서 만들었던 음식 중에 버섯 샐러드를
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물론 오케이다. 아직 내겐 음식 만들기가 일이 아닌 놀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버섯샐러드는 만들기도 간단하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음식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손님이 다녀가고 난 뒤, 집으로 돌아와 경기를 마치고 판정 결과를 기다리는 운동선수처럼
자못 긴장된 표정으로 아내에게 물었다.
“손님들이 뭐래?”
아내의 대답은 “대박!”이었다.

남은 것을 싸주기까지 했단다. 일테면 홈에서 열린 'A매치'를 넘어서 프리미어리그로
‘해외진출’을 기록한 것이다. 다분히 손님들의 립서비스겠지만 만드는 법을 꼭 알려달라고까지 했단다.
사실 내가 만드는 음식이란 게 인터넷이나 책에서 보고배운 것이라 순수 나의 창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팬들의(?) 요청에 따라 마치 나만의 비결처럼 만드는 법을 공개해 본다.

버섯샐러드 만드는 법
1. 아무 버섯이나 (독버섯만 빼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소금 푼 물에 데쳐내 듯 삶아낸다.
   
물기를 뺀 후 시원해지게 냉장고에 넣어둔다.

2. 소스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1 : 간장1 : 식초1 : 설탕1 : 다진 양파1 : 참기름0.3 : 다진 마늘0.3
   
비율로 버섯의 양을 고려하여 알맞은 양의 소스를 만든다. 역시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만든다.

3. 접시에 데친 버섯을 놓고 상추나 오이로 장식을 한 후 소스를 끼얹는다.
    내가 원래 접한 정보에는 상추로 되어있었으나 아내가 오이가 좋겠다고 했다.
    결과는 오이가 훨씬 좋았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1 : 간장2 : 식초1 : 물엿1 : 다진 양파1 : 연겨자0.3 : 통깨2 의 비율로 만드는
 
다른 소스도 있다. 지난 주말 소고기를 굽고 위의 두 가지 버섯샐러드를 만들어 와인을 곁들이니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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