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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2

추억의 독서 4 4. 대공황 학창 시절 경제공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 친구의 말은 명쾌하면서도 어렵게 다가왔다. "엄마, 왜 집이 추워요?" "아빠가 다니던 탄광을 그만두게 되어서 석탄 살 돈이 없어." "아빠는 왜 탄광을 그만두었어요? " "석탄을 너무 많이 캐서 석탄이 남아돈대." 자본주의는 기업 이윤이라는 단 하나의 최우선적 동기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황을 피할 수 없다는 말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지 경제학에 무지한 나는 검증할 능력이 없다. 모든 경제 주체의 자유로운 경쟁이 이루어지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해 준다는 '보이지 않는 손'이 1929년의 미국 경제에 얼마나 작용했는가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그건 전문가라 자처하는 사람들도 마.. 2022. 9. 27.
지난 여행기 - 1999북경 6 10. 한 밤의 은밀한 유혹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무슨 전화지?' 잠결에 손을 뻗어 전화를 집어 올렸다. 동시에 이곳이 베이징이고 이 한 밤중에 내게 전화 올 데가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헬로우?" "··· 맛싸지?" 뜻밖에 여자의 음성이었다. "??? ··· 헬로우?" 영문을 알 수 없어 다시 물었다. "··· 맛싸지? ··· 맛싸지?" 목소리는 더 느끼해졌다. 순간 알아챘다. 은밀한 유혹이었다. 객실마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상대가 남자일 경우 추파를 던진다는······ 그녀는 내가 무슨 말을 하건 낮은 목소리로 '맛싸지'라는 말만 반복했다. 아마 영어가 안 되기 때문일 것이고 그 말만으로 의미 전달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가족과 함께 머무는 방에 그것도 나름 .. 2017.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