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창동2

이창동 감독의『버닝』 모든 영화 감상글이 그렇겠지만 『버닝』은 더욱 영화를 보고난 후에야 어떤 설명이든 구체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장면 장면의 디테일 - 색상, 음악, 배우의 표정과 시선, 그리고 많은 대사에 은유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창동 감독다운 탄탄한 구성의 줄거리를 갖고 있지만 그 요약만으로는 이 영화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영화 『버닝』에는 종수와 해미, 그리고 벤이라는 3명의 젊은이가 나온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종수는 현재 배달 알바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북한의 대남 스피커 방송이 들려오는 파주의 시골 마을에서 소를 키우며 살다가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젊은 시절 중동에서 돈을 벌어온 아버지에게 아파트에 투자할 것을 권했으나 농사.. 2020. 12. 10.
울산 시절 2. - 영화 <<박하사탕>>을 보고 토요일 저녁. 저녁을 먹고 나서 아내와 영화 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 《초록물고기》로 아내와 난 이창동 감독의 팬이 되었는데, 소설가 출신이라 그런지 구성과 줄거리가 짜임새 있고 탄탄했습니다. 이번 영화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들꽃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젊은이가 80년대라는 험난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몸도 마음도 절름발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거꾸로 더듬어가는 영화였습니다. 그 절망의 시절에 절망하지 않고 뜨거운 '불'로 살았던 이 땅의 많은 젊은 모습들이 비껴간 것은 아쉬웠지만 아내와 난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눈물이 핑 도는 애잔함으로 그 시대를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더 감정적으로 밀착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신, 긴급조치, 10.26, 비상계엄, 은.. 2005.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