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3 미술관 안과 밖에서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아메리칸 팝아트거장展(THE MASTERS OF AMERICAN POP ART)"에 친구들과 다녀왔다. 나는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전시회엔 그림을 감상한다기보다 그냥 보러 간다. 어떤 이해나 평가 없이 우리집 거실에 걸어두면 좋겠다 싶은 그림 앞에 가급적 오래 서있을 뿐이다. 그림을 두고 번지는 상상과 사색의 조용한 시간을 좋아하는 '전시회 소비자' 수준이라는 게 적절하겠다.전시장 들머리에는 팝아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 소비 사회의 대량 생산과 대중화에 대해 연구하던 팝아트 작가들은 석판화와 실크스크린 같은 판화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당대의 물건 생산 방식과 동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판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2024. 7. 2. "민화―요(樂)"보러 가기 코로나는 많은 사람과 많은 거리를 '오랜만'이게 만들었다. 인사동도 그렇다. 얼마만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블로그의 글을 뒤져보니 2016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렸던 "리얼리즘의 복권전"을 본 것이 마지막인 것 같다. 아마 그 뒤로 손자저하가 태어나고 코로나가 이어지면서 가보지 않게 된 것 같다. 꼭 전시회 관람이 아니더라도 식사와 술, 그리고 찻집을 찾아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말이다. (*이전 글 : 인사동 카페 "귀천") 인사동 카페 "귀천" 천상병은 중학교 시절에 문단에 이름을 올린 천재 시인이었다. 1967년 이른바 '동백림 사건'에 관련된 친구로부터 몇 백 원씩의 술값을 빌린 적이 있다는 이유로 함께 '간첩'으로 몰리게 되었다. jangdolbange.tistory.com 어반스케치 동호회 .. 2023. 2. 25. 인사동 카페 "귀천" 천상병은 중학교 시절에 문단에 이름을 올린 천재 시인이었다. 1967년 이른바 '동백림 사건' 때, 이와 관련된 친구로부터 몇 백 원씩의 술값을 빌린 적이 있다는 이유로 함께 '간첩'으로 몰리게 되었다. 모진 고문을 받은 천상병은 아이를 낳을 수 없을 정도로 불구가 되었다. 이때 친구 여동생 목순옥이 수년간 간병을 해준 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고, 친구의 도움으로 인사동에 카페 "귀천"을 열었다. 지난 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던 남편은 6개월 만에야 집행유예로 풀려나왔다. 대학 친구의 수첩에 적혀 있던 자신의 이름 석자가 ‘간첩’ 천상병으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간 유일한 죄목이었다. 피골이 상접한 육신과 황폐한 정신 그것은 시인에게 내려진 가장 잔인하고, 혹독.. 2012.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