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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푸르트2

'카눈'이 있는 저녁 제6호 태풍 카눈은 11일 오전에 평양 남쪽에서 소멸됐다. 카눈은 무려 14일 3시간이라는 긴 생존 기간과 예상을 깬 갈지자 행보, 난데없는 한반도 종단으로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1951년 이후 발생한 1881개의 태풍 중 카눈처럼 2주 이상 태풍의 세력을 유지한 경우는 채 1%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카눈(Khanun, ขนุน)은 원래 잭푸르트(Jack Fruit)로 알려진 열대 과일을 부르는 태국말이다. 캄보디아에서도 같은 말을 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낭까(nangka), 라오스에서는 크노(Khnor), 베트남에서는 막미(Mak mi) 또는 마이미(May mi)라고 한다. 지금은 잭푸르트가 어디서나 통하는 공용어가 되었다. 잭푸르트는 서양 남자 이름 잭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동남아에서 작(J.. 2023. 8. 12.
'드디어' 방콕에 가다 6 열대 과일 대한 이야기를 쓰다 보니 과일에 얽힌 몇몇 기억들이 떠오른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잘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 그런 소소한 기억들이 많을수록 삶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나는믿는다. 첫사랑, 첫만남, 첫키스, 첫여행 처럼 무엇이건 '첫'자가 들어가는 기억은 일생을 동반하는 법이다. 지금도 망고스틴을 먹을 때면 90년대 초 처음으로 (신혼여행 때도 못 타본) 비행기를 타고, 첫 외국인 인도네시아에 도착하던 첫날을 생각하게 된다. 저녁 식사를 겸한 환영식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니 먼저 와있던 동료들이 열대과일 오리엔테이션이라고 냉장고에 여러가지 과일들을 넣어두고 있었다. 망고스틴이 모양과 맛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주었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이외에는 열대과일을 알지 못하던 시절이라 듣지도 보지도 못한.. 202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