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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달살이2

제주 함덕 2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고 바람이 불었다. 하늘은 더할 수 없이 맑아 한라선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새벽녘에야 잠들었을 아내가 깰까 조심스레 문을 닫고 숙소를 나섰다. 초행의 숙소 주변을 눈에 익히고 아내와 오늘 갈 곳 미리 둘러볼 겸 산책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모든 여행에서 아침마다 내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부터 이번 여행은 함덕해수욕장만 왕복하며 보낼 수 있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아내의 허리로 인한 소박한 바람이었다. 숙소에서 함덕해수욕장에 이르는 도로의 상태를 살피고 소요시간을 체크하며 걸었다. 인터넷을 통하여 대략의 정보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확인을 해보아야 했다. 해수욕장은 멀지 않았다. 편도로 채 10분 남짓 걸렸다. 아내의 걸음으로는 거기에 추가로 10.. 2022. 10. 22.
제주 함덕 1 지난여름 제주도 여행을 위해 예약을 했다. 그 후 아내가 불운한 사고로 허리를 다쳐 취소를 할까 생각했지만 예약금을 날려도 그냥 두기로 했다. 여행까진 2달 정도가 남아 있어 그 시간에 희망을 걸어보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아내의 상태는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졌다. 이제는 집안에서 보조기를 벗고 걸을 정도가 되었다. 마침내 담당의사는 한라산 등반을 안 하는 조건으로 흔쾌히 여행을 허락해 주었다. 한라산 등반? 언감생심이다.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여행의 전부로 삼았다. 아내가 많이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한 시간 남짓 천천히 산책을 하는 정도라 우선은 제주도까지 가는 것이 문제였다. 집에서 출발하면 제주도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네다섯 시간을 눕지 못하고 계속 앉거나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 2022.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