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한 술만 더 먹어보자 33 손자저하 2호가 감기에 걸렸다. 몸이 아프면 식욕부터 떨어진다.(다행히 손자는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도 잘 놀고 잘 먹는다.)어릴 적 딸아이는 감기 기운이 있으면 닭죽이 특효였다. 손자저하도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바라며 닭죽을 끓였다.감기와 상관없는 1호저하도 삼계탕을 무척 좋아해서 두 저하를 위해 안성맞춤인 음식이다.죽, 이라는 말 속엔아픈 사람 하나 들어 있다참 따뜻한 말죽, 이라는 말 속엔아픈 사람보다 더 아픈죽 만드는 또 한 사람 들어 있다- 문창갑, 「죽」-감기 돌림.저하에게서 시작된 감기가 나에게, 다시 딸아이에게로, 사위에게로 옮겨졌다(고 추정한다). 나는 이제 열과 콧물은 그쳤지만 여전히 잔기침은 남아 있고 딸과 사위는 아직 정점을 향하고 있다.나는 누가 더 저하를 밀착경호를 하며 모셨.. 2025. 3. 26.
죽은 부드럽다 아직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밤새 안녕'을 느낄 때가 있다.멀쩡하던 허리가, 배가, 다리가 자고 나니 이상증세를 보이는 것이다.엊그제 아내가 그랬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갑자기 힘들어했다.복통에 어지러운 증세까지 호소하며 소파 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이럴 땐 병원 가는 것 이외에 뭘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우선 매실액을 탄 따뜻한 물을 건네고 몸을 주물러 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는 몸 상태의 부침에 따라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었다깨다를 반복했다.나이 들면 병은 친구고 병원은 단골집처럼 여겨야 한다지만 그건 견딜만할 때의 여유일 것이다.아내를 위해 죽을 끓였다. 육수에 쌀 대신 지어놓은 밥을 넣고 끓이다가 달걀을 풀었다. 생각해보니 세상에 자극적인 죽은 없다. 모든 재료가.. 2022.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