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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푸껫(끝) 여행 마지막 날.밤 비행기를 기다리는 낮동안 숙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동안의 일정을 복습하듯 보냈다.스파에서 다시 마사지를 받고 식당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었다.체크아웃을 하고 나선 휴게실과 로비를 오가며 책을 읽고 컴퓨터로 한국 오락프로도 보았다. 그래도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느리게 다가왔다.공항으로 가는 길은 차량 정체가 심했다.1시간 20분 정도 걸릴 거라더니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구글 지도에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거리 47.5km, 소요시간 49분이라고 나와있었다.이번 귀국길은 다른 때에 비해 매우 힘이 들었다.푸껫공항에 들어서면서 아내는 복통을 나는 오한을 느끼기 시작했다.라운지에서는 따뜻한 물만 마시고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았다. 기내에서도 그랬다.증상은 비행 내내 이어졌고 인천공항에 도.. 2024. 10. 30.
병실에서 2 박노해의 시였던가. "병원에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라던. 정말 그랬다. 아침에 수술이냐 '안(no)수술'이냐를 결정하는 의사 선생님은 하늘이고, 선생님의 말은 성경이었다. "수술을 하지 않고 해봅시다!" 선생님이 나가신 뒤 아내와 나는 마치 구원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서로를 얼싸안았다. 2022. 8. 18.
손자친구의 수수께끼 가끔씩 손자와 수수께끼를 주고 받는다. 주로 내가 문제를 낸다. 손자는 생각이 날 때마다 낸다. 손자가 답을 몰라 꾸물거릴 땐 곁에 있던 아내가 지나가는 말처럼 다른 곳을 보며 답을 흘려 준다. "세상을 한번에 다 가릴 수 있는 건?" - 눈꺼풀 "아픈 데도 없는데 매일 병원에 가야 하는 사람은?" - 의사 "내가 내는 소리지만 나는 못듣는 말은?" - 잠꼬대 "들어갈 땐 짐을 잔뜩 싣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다 버리고 빈 몸으로 나오는 것은?" - 숟가락 "일주일에 한번 빨간 옷을 입는 날은?" - 일요일 "매일 쓰기만 하고 읽지는 못하는 것은?" - 모자 "사람들을 다 일어서게 하는 숫자는?" - 다섯 "내 것인데 남이 더 많이 쓰는 것은?" - 내 이름 "얼굴은 여섯이고 눈은 스물하나인데 잘 뒹구는.. 2022.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