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2 병실에서 2 박노해의 시였던가. "병원에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라던. 정말 그랬다. 아침에 수술이냐 '안(no)수술'이냐를 결정하는 의사 선생님은 하늘이고, 선생님의 말은 성경이었다. "수술을 하지 않고 해봅시다!" 선생님이 나가신 뒤 아내와 나는 마치 구원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서로를 얼싸안았다. 2022. 8. 18. 손자친구의 수수께끼 가끔씩 손자와 수수께끼를 주고 받는다. 주로 내가 문제를 낸다. 손자는 생각이 날 때마다 낸다. 손자가 답을 몰라 꾸물거릴 땐 곁에 있던 아내가 지나가는 말처럼 다른 곳을 보며 답을 흘려 준다. "세상을 한번에 다 가릴 수 있는 건?" - 눈꺼풀 "아픈 데도 없는데 매일 병원에 가야 하는 사람은?" - 의사 "내가 내는 소리지만 나는 못듣는 말은?" - 잠꼬대 "들어갈 땐 짐을 잔뜩 싣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다 버리고 빈 몸으로 나오는 것은?" - 숟가락 "일주일에 한번 빨간 옷을 입는 날은?" - 일요일 "매일 쓰기만 하고 읽지는 못하는 것은?" - 모자 "사람들을 다 일어서게 하는 숫자는?" - 다섯 "내 것인데 남이 더 많이 쓰는 것은?" - 내 이름 "얼굴은 여섯이고 눈은 스물하나인데 잘 뒹구는.. 2022. 7.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