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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4

영화 <<더원더>>와 <<교섭>> 1862년, 대기근 직후 황폐해진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에 무려 넉 달 동안이나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생존해 있다는 애나라는 소녀가 살고 있다. 애나의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은 이를 하느님의 기적으로 광고하고 이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마을로 몰려들었다. 간호사 엘리자베스는 소녀의 의학적 상황을 조사하는 임무를 받고 파견된다. 엘리자베스는 금식의 이면에 어린 애나가 겪은 아픈 과거와 그녀에게 강요된 죄의식과 왜곡된 구원의 논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기적은 없었고 인간의 이기심을 포장한 거짓만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을 원로나 종교계의 누구도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들에게 종교는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유용하기 때문에 필요한 도구였다. 마침내 엘리자베스는 애나와 탈출을 감행한다. 기적은 애나를 .. 2023. 2. 26.
영화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을 보고 요즈음 탈레반과 함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이다.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들이 경쾌한 걸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싱그러운 모습. 나는 이 사진을 작년 가을 한 영상 강좌를 수강하면서 처음 보았다. 강사는 사진을 공유 화면에 띄운 후 1970년대라는 시간적 배경을 알려주며 찍은 장소를 물었다. 나는 서남아시아나 중남미 등을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아프가니스탄이었다. 내전과 테러, 그리고 여성 차별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아프가니스탄에 저런 시절이 있었다니! 인터넷을 뒤져보니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 제법 있었다. 사진 몇 장이 모든 상황을 압축할 수는 없겠지만, 1960년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은 실제 '중앙아시아의 파리'라고 불리 정도로 자유롭고 현대적인 도시였다고 한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2021. 8. 20.
탈레반에게2 아픔이 있었지만, 아직 고통 속에 남아있는 분들의 무사 귀환을 빌면서, 세계일보에 실렸던 소설가 방현석의 글에 내 마음도 포개봅니다. "탈레반에게 보내는 편지 탈레반의 전사 여러분! 지금 우리 한국인들의 눈길은 온통 당신들에게 쏠려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왜, 무엇을 위해 총을 들었는지 뒤늦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조국을 점령한 소련을 물리치고 독립을 쟁취하는 항전의 과정에서 보여준 당신들의 용기에 나는 경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슬람공화국을 수립하고 약탈과 강도, 부정부패를 척결한 당신들의 순결한 정신과 뛰어난 정치적 능력에 대해서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슬람 경전이 언명한 바를 엄격하게 현실에 적용하려고 한 ‘원리주의’의 선택이 나날이 확장되어 가는.. 2013. 5. 8.
탈레반에게1 *2007 여름 아프간에서 한국인 이십 여명이 탈레반에게 납치 되었다. 그즈음에 쓴 글이다. 아직 우리 정부에 의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또 한명의 한국인 인질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침입니다. 지난 며칠동안 아프칸은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미국은 '되먹지 않은' 원칙론만 고집하며 침묵하고 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 이를수록 서로가 가진 밑천과 속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비즈니스'에 수백 명의 우리 젊은이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해설가같은 냉정함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 우리의 안전에 무심한 저들과 무엇을 함께 할 수 있겠는지······ 무고한 목숨들이 하나둘씩 꺼져가고 있는 상황 아래서 아무런 결정적인 행동도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가.. 2013.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