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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잡채2

제주 함덕 20 아침 함덕 해변을 걸었다. 기온은 다시 온화해지고 바람도 한결 잦아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오드랑 빵집에서 어니언 베이글을 사다가 버섯수프와 함께 먹었다. 제주살이가 10일 정도 남았으므로 이제부턴 냉장고 속의 식재료를 줄여나가야 한다. 점심엔 며칠 전 아내의 친구가 사다준 갈치를 꺼냈다. 재료가 워낙 싱싱한 터라 그냥 프라이팬에 구웠을 뿐인데도 여느 갈치구이 전문식당의 맛에 뒤지지 않았다 제주시 용담동에 있는 용두암은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던 시절에 제주 인증샷을 찍는 장소였다. 신혼부부의 집들이를 갈 때마다 벽에 걸린 용두암 배경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나는 아내에게 빚처럼 남아 있는 곳이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아내와 용두암을 찾았을 때.. 2022. 11. 9.
잘 먹고 잘 살자 60 - 해물잡채 *위 사진 : 『음식디미방』으로 재현한 잡채(황광해 사진) 기록상 잡채(雜菜)라는 음식이 등장한 것은 오래 되었다. 1630년 신흠(申欽)이라는 사람이 쓴 글에 임금에게 잡채나 침채(오늘 날 김치), 더덕(沙蔘) 등을 바치고 높은 벼슬을 얻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이를 두고 '잡채상서(雜菜尙書)'니 '침채정승(沈菜政丞)'이니 ‘사삼각노(沙蔘閣老)’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음식으로 벼슬을 얻었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임금이 반정으로 물러난 광해군이고 보면 반정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앞선 권력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들어간 기록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런 문제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약 400년 전에 잡채라는 음식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다만 당시.. 2019.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