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헤르만 헤세2

손자저하 부모의 결혼기념일 손자저하의 하굣길 마중을 나갔다.친구와 함께 걸어나오다 나를 보자 친구에게 말했다."콜팝 먹고 가자."뭐라고 하며 머뭇거리는 듯한 친구에게 저하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괜찮아. 우리 할아버지가 너도 사줄 거야. 그치 할아버지?!"콜팝 하나씩을 들고 비가 오는데 굳이 놀이터에서 놀고 가겠단다.나는 비를 피할 곳에 앉아 저하와 친구가 노는 걸 지켜보았다.둘은 놀이터 미끄럼틀을 오르내리며 (친구도 최근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는지) 비행기의 이착륙과 비상착륙, 좌석의 등급과 기내식에 대하여 끊임없이 말을 주고받았다. 내 앞을 지나가면서는 묻지도 않았는데 지금  '비행기 놀이' 중이라고 알려 주었다.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지만 어제는 아시아나 놀이를 했고 오늘은 대한항공 놀이라고 했다.  한참을 그렇게 보.. 2024. 9. 22.
제가 알아서 할게요 자코탱 씨는 권위주의적인 가장이다. 그는 가족을 위한 자신의 헌신과 희생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가정의 법도에 시시콜콜히 신경썼다. 식구들은 가장의 기분이 상할까 봐 눈치를 살펴야 했다. 게다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그의 욱하는 성미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늘 거북스러웠고, 그는 또 그런 분위기 때문에 짜증이 나곤 했다. 주방의 식탁에 모여 앉은 식구들의 면면은 자코탱 씨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초라한 모습의 아내, 벌이보다 씀씀이가 헤픈 두 딸, 조카 집에 얹혀사는 늙고 병든 고모, 그리고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면서 늘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에 바쁜 열세 살의 막내아들 루시앵을 보며 자코탱 씨는 그들 때문에 '자기 재산이 도둑맞고 있다는 씁쓸한 기분'이 들 뿐이었다. 식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아버지의 주의를 끌지 .. 2022.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