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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2

설악산 일대(끝) 아침에 비가 그치고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늘은 일행이 함께 움직이지 않고 세 부부가 각각의 계획에 따라 따로 움직이는 날이다. 함께 여행하되 각자의 일정을 넣거나, 각자 여행하면서 전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방식은 오래전 활동했던 한 여행 동호회에서 실행한 적이 있다. 항공권은 공동구매를 하고 여행지의 숙소와 일정은 개인별로 하되 여행 중 몇 번은 전체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그때는 인원이 10명(?) 이상인가가 되면 항공사와 직접 네고를 하는 것이 가격적으로 이점이 있었다.), 모든 것을 개인이 알아서 하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여행지를 여행하면서 몇 번의 ('번개') 모임을 갖기도 했다. 개별 여행이 주는 오붓함과 전체 여행이 주는 축제 분위기를 함께 즐기려는 아이디어였다. 아내와 .. 2022. 6. 19.
절 이야기1 - 화엄사와 화암사 *위 사진 출처: 화엄사 홈페이지 아내와 함께 자주 절을 찾아 여행을 떠나곤 했다. 진리와 하나된 마음으로 일주문을 지난 적도 없고 세심교를 지나며 세속의 욕망을 씻어거나 털어내 본 적도, 오체투지로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를 최대한 낮추어 본 적도 없으면서 그냥 사찰 금당(金堂)의 부처님을 향해 오르는 길을 자주 걸었다. 연록 새싹이 귀여운 새의 부리처럼 쫑긋거리며 돋아나는 이른 봄과 소리 높여 계곡을 지나는 맑은 물에 짙은 녹음이 흔들리는 여름, 아득한 하늘 아래 투명한 햇살이 가득한 쏟아져 내리던 가을과 청정한 기운의 맨 몸으로 꼿꼿이 서있는 나무숲의 겨울 - 길을 오를 때마다 계절이 그냥 왔다가 저절로 가는 것이 아니 듯이 우리도 우연히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는 어려운 가르침을 가볍게 떠올려 보기도 .. 201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