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리뷰5

샌디에고 식당25 - BLUE WATER SEAFOOD 지난 겨울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가장 맛이 있었던 음식은 광우병 청정 지역의 스테이크가 아니라 남섬의 작은 도시 테 아나우의 길가에서 사 먹었던 피쉬 앤 칩스 (FISH & CHIPS)였다. 이것은 이름 그대로 (주로 대구나 가자미 등의 흰살)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을 말한다. 19세기 영국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혹은 공장 노동자용 점심으로 개발되면서 영국의 ‘전통’(?) 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일종의 패스트푸드이다. 서민용 음식으로 나날이 인기가 늘어 20세기 초에는 영국 전역에 30,000개 이상의 피쉬 앤 칩스 점포가 존재했다고 한다. 지금은 영어권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음식이 되었다. 샌디에고에서 피쉬 앤 칩스를 찾아보았다. 해산물의 상점과 식당을 겸업하는 블루 워터 씨푸드(BLUE WATER SEA.. 2013. 9. 11.
샌디에고 식당24 - 라호야 "NINE-TEN" 가끔씩 주말 아침에 아내와 라호야 LA JOLLA 에 간다. 푸른 바다와 하늘, 밝은 햇살이 가득한 거리와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고급스런 주택들과 상점, 화랑과 예쁜 식당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내와 휴일 아침의 늦은 브런치와 커피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 중요하지 않고 알맹이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는다. 천국은 거룩하고 근엄한 의무가 없거나 사라져 버린 곳일 게다. 누군가는 라호야를 '샌디에고의 베버리힐스'라고 부른다지만 아내와 내게 라호야는 그냥 라호야로 충분한 곳이다. 나인텐에서는 아침이 아니라 저녁을 먹었다. 미국식 퓨젼 음식은 만족스러웠다. 바다로 떨어지는 저녁해가 아내의 얼굴을 붉은 빛으로 물들였다. 나는 맥주탓이라고 놀렸고 아내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눈을 흘겼다. 주소 : 9.. 2013. 9. 11.
이서방네 노을 빨간내복님 집에서 식사는 늘 길다. 정확하게 말하면 식사와 식사를 하고 난 뒤의 뒤풀이가 길다. 매번 밤이 늦어서야 일어서게 된다. 빨간내복님 댁을 방문하기 전 아내는 내게 9시 전후에는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를 했다. 즐거운 자리에만 가면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나의 버릇에 대한 경고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내의 다짐은 지켜지지 못 했다. 기특하게도(?) 빨간내복님 댁 벽에 걸려 있던 시계가 작동 이상으로 아내를 착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난 약속시간 지나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빨간내복님 부부에게 미안해서 어쩌지 하고 걱정을 할 뿐 나의 미필적 고의가 아닌 ‘의도적 고의’에 대해 그다지 탓을 하지 않았다. 아내도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 할 만큼.. 2013. 8. 5.
2010 송년회 한해가 또 흘렀다. 가깝게 지냈던 샌디에고의 편한 이웃들과 송년회를 가졌다. 간만에 느긋하게 술을 마셨다. 취했다. 취기가 오를수록 취하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떠야하는 술자리가 아니어서 즐거웠다.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은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했다. 그래도 세밑의 어느 저녁 삼겹살 구워 술잔 부딪히며 한해를 살아낸 수고를 서로 위로해 줄 이웃이 있다면 견디는 일이 좀 더 편안할 것이고 덧없이 지나간 시간도 너그럽게 놓아줄 수 있지 않겠는가. 늘 곁에 있어준 이웃들에게 감사드린다. (2010.12) 2013. 7. 24.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요즈음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나의 초등학교 시절, 그것도 저학년이었을 때 남자 아이들은 여자들과 손을 잡는 것을 싫어했다. 수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여자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지만 표현에 소극적이었다면 남자 아이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 때문에 소풍날 수건돌리기를 하기 위해 손을 잡고 동그란 원을 만들려고 하면 남자와 여자의 경계선이 늘 문제가 되었다. 서로 손을 잡지 않으려고 해서 사이가 뜨기 때문이었다. 고집스런 아이들은 선생님이 중재에 나서도 끝내 손을 잡지 않을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중고등 학생이 되면서는 가까운 여학교의 또래 여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등하교 길 버스에서 자주 보게 되는 이름도 모르는 여학생 때문에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걸 느끼면서 .. 2013.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