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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지난 샌디에고 풍경18 - LAGUNA MOUNTAIN CAMPING

by 장돌뱅이. 2014. 3. 24.

라구나마운틴은 높이 6271피트(약2000미터)의 산이다.
높이가 높이이다보니 겨울이면 눈도 내려 쌓이는 산이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다.
시들은 풀들로 벌써 늦가을의 분위기를 띄는 다른 산들과는 달리
라구나 마운틴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초록의 숲을 이루며 한국의 여름산 분위기를 낸다.
숲과 계곡이 깊어 일부 지역에는 마운틴라이언이 산다고 한다.

나를 포함하여 4가족 10명이 그곳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이른 아침 한 장소에 모여 함께 출발하여
먼저 오는 순서대로 자리를 내주는 (FIRST COME FIRST SERVE)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순서대로 사진을 정리해본다.

텐트를 치고 바로 식사시간으로 들어갔다.
주 데레사님이 준비해오신 가히 한정식 수준의 점심.
내가 제일 좋아한 통오징어 양념구이외에 조개맛살구이, 불고기, 버섯구이,
골뱅이무침, 새우구이, 묵은지 등등.

아내와 잠시 떨어져 있으면서 생겼을 지도 모를 영양부족을 일시에
회복하고 데져트뷰트레일 걷기에 나섰다.
편도 1시간의 거리.
요즈음 샌디에고 해아지대는 70년 만의 저온현상으로 서늘한 여름이나
내륙으로 들어온 이곳은 사막의 기후에 가까워 햇살이 강렬했다.  

걷기에서 돌아와 휴식릉 취했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그늘은 쾌적했다.
뻑적지근한 다리를 길게 뻗고 의자에 파묻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도 흐르기를 멈추고 우리와 함께 머물며 쉬는 토요일 오후였다.

저녁을 먹고 다시 불가에 모여 앉았다.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작은 목소리로 노래도 불렀다.

하늘에 설탕을 뿌려놓은 듯 별이 가득했다.
별과,
윤동주의 시처럼 별을 스치는 바람은
아내가 미국으로 오는 즉시 다시 라구나 마운틴에 와야할 이유가 되었다.
나는 감정 과잉의 흥분된 목소리로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빛은 점점 선명해지고 밤은 깊어갔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저마다의 텐트로 돌아갔다.

텐트 안으로 노란 햇살이 비춰들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다시 불을 피우고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누군가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행복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너무 맛있다!"


*위 사진 : 에드워드님과 데레사님 부부

누룽지탕과 된장찌개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트레킹에 나섰다.
높이 5900 피트의 가넷 봉우리 GARNET PEAK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미 찻길이 상당한 고돌르 올라와있기에 길은 경사를 이루지 않고 평탄했다.
능선길에서 안사보레고 사막 ANZA BORREGO DESERT 이 아침 햇살 속에 내려다보였다.
가넷봉우리로 가는 길은 아내와 이곳에 와야한다는 어제 저녁의 다짐을  의무로 바꾸어 놓았다.

트레킹에서 돌아와 집으로 돌아오기 전
환상적인 비빔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주데레사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오감이 즐거운, 아내가 동행하지 못했다는 점만 빼곤
그야말로 완벽한 일박이일이었다.

*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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