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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SANTEE LAKE에서 이틀밤

by 장돌뱅이. 2014. 5. 9.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SANTEE LAKE는 RV 캠핑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텐트 캠핑도 가능하고 작은 캐빈도 몇 채가 있다.
작년인가 아내와 SANTEE LAKE 주변을 걸으면서 캐빈을 눈 여겨 보았다.
언젠가 하루 묵어보자고는 했지만 특징 없는 외관 때문에 안락함이나 편리함에 대하여
큰 기대를 갖지는 않았다. 텐트 캠핑보다는 좀 편리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 본 정도.

그런데 실제 묵어본 결과 전체적인 캐빈의 내부 모습은 바깥모습에 비해 훨씬 짜임새가 있었다.
인터넷에서도 좋은 평가들이 많았다. 청결하다는 표현이 눈에 많이 띄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안심하며 예약을 한 이유였다.
필요한 것들이 알뜰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냉장고와 마이크로웨이브를 비롯한 조리기구 등이 알뜰하게 비치되어 있고
침대는 퀸사이즈와 이층침대의 두 종류가 있었다. 거실의 소파까지 계산하여
최대 6인까지 숙박이 허용되었다. 다만 침구류는 개인지참이었다.
관리사무실에서는 침낭을 권했다.

가는 김에 몇 가지 음식을 준비하고 가깝게 지내는 이웃을 초대했다.
그들과 떠들고 웃고 먹고 마셨다.
날이 저물어 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같은 일을 반복했다.
이웃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나자 호수의 적막은 밤을 따라 깊어갔다.
아내와 나는 남은 장작불이 사위어 들 때까지 말을 아끼며 오래 앉아 있었다.
좋은 친구는 말 없이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관계라고 했다.

이튿날 아침 호수 주위를 천천히 걸었다.
집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여유로움이 더욱 증폭된 느낌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가깝고 친근한 곳으로 하는 여행도
멀고 낯선 곳으로 가는 여행만큼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고가는 길의 번잡함이 생략된,
단순하고,
오래 머무르며,
천천히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
쌘티레이크에서 이틀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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