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6년 5개월 만이다.
샌디에고가 아니면 알지 못할 많은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있었고 또 아쉬운 이별이 있었다.
귀국이 지연되어 작년 10월 이래 서너 번의 송별회를 해준 이웃도 있다.
아내는 여러 번 눈물바람을 했다.
모두 고마울 뿐이다.
언제나 삶은 녹녹치 않을 것이지만
마음이 헛헛해지는 날 마음 속으로 그 이름들을 불러볼 것이다.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따라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 마종기의 시, 「비 오는 날」-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간이다.
새롭게 살아야할 다짐이 필요할 뿐이다.
늘 단호하지 못한 나를 위해 명확한 경계를 지어준 하늘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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