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LA 인근의 사과밭
짙은 안개 속,
환하게 사과꽃이 피었습니다.
꽃사이를 거닐었습니다.
다시 봄입니다.
봄이면 누가 꾀꼬리를 불러오고, 가을이면 누가 단풍을 물들이는지,
자라는 왜 자라알만 낳고 고슴도치는 왜 고슴도치 새끼만 낳는지,
검은등할미새는 죽어서 무엇이 되고 땅강아지는 죽어서 무엇이 되는지,
꽃다지는 왜 봄에만 피고 기러기는 왜 겨울에만 날아오는지,
까치는 왜 마을에만 살고 꼬리치레도룡뇽은 왜 골짝에만 사는지...
(중략) 인간은 없어도 되는 것들을 만드는 데 골몰해 왔지만,
자연은 없어서는 안 될 것들만을 만들고 있다.
자연에는 미물(微物)이라는 것이 없다. 저마다 위대하고 절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혐오하는 거머리며, 뱀이며, 송충이며, 독버섯이며,
바퀴벌레며, 황소개구리까지... 이 지구상에는 실수로 태어난 것이 없다.
이 지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가장 온전한 가치로 태어난 것이다.
- 김재일의 『생태기행』 중에서 -
(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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