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아내와 상암월드컵구장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
미국에 있는 동안 야구장은 일년이면 서너 차례씩 가보았지만
축구장은 7년 동안 두 번 가보았을 뿐이다.
그나마 한국팀의 경기는 당연히 아니었다.
코스타리카 전의 결과는 알려진 대로 3 대1의 패배였다.
그러나 박진감 있는 경기였다.
덕분에 경기 내내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면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유연한 볼터치와 패싱, 효율적인 공격력은 부러운 것이었다.
월드컵이 최대 최고의 축구 잔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만 의미를 부여한다면 우리나라 축구팬으로서 2002년과 같은 행복을
다시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불가능하리라는 것이 아내와 나의 생각이다.
축구관계자가 아닌 축구팬으로서는 매번 지역 예선 통과에 최대 기대치를 두고
월드컵 본선에선 16강 진출에 연연해 하기보다
세계 최고의 강팀과 맞붙는 짜릿함을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난 월드컵 본선에선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네델란드나 독일 같은
세계 정상의 팀들과 한 조가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월드컵이 아니고선
그들이 우리를 상대로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신과 한계와 타인의 능력에 대한 정직한 인정이 행복으로 가는 한 방편인 것은
축구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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