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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2001방콕·푸켓·끄라비4

by 장돌뱅이. 2017. 9. 11.

4. 푸켓에서1

<카사브라질 CASA BRASIL>
저녁 나절 푸켓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공항으로 가기 전에 호텔에서 푸켓의 카사브라질로 방 예약을 위해 전화를 했다.
다행이 빈 방이 있어 FAN(tastic) ROOM에 이틀밤을 예약하였다.
비용은 1일 1000바트로 카사브라질의 시설과 연말이란 성수기임을 생각할 때
파격적이란 생각도 들었다. 연말의 성수기라 방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한 번 걸어 본 것인데 운좋게 방을 잡은 것이다.

카사 브라질에 방이 없으면 무작정 현지로 가서 방을 구할 작정이었다.
가족과의 여행이 준비된 계획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면 혼자만의 여행은
느긋하게 ‘현지조달‘을 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재미이다.

까사 브라질의 여주인 MRS. MOOK은 싹싹하고 씩씩한 성격의 여성인 반면 남편되는 분은 조용한 성격이었다.
MR MESA CHAYAGUL로 얼마 전까지에 보트하우스에서 봉고를 연주했다고 한다.
그 외에 MRS MOOK의 여동생 MISS YOON이 식당과 카운터 일을 거들고 있었다.
모두들 친절하고 다정다감 하였다.

샤워를 하고 나니 이미 저녁8시가 넘어섰다
식시시간도 잊은 채 나는 홀에서 주인네와 나누는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무슨 말을 묻건 거침없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여주인이 재미 있었다.

까사브라질의 방에 비치된 푸켓 안내서의 글들도 주인 내외의 성격처럼 자상하고
주관이 들어 있어 좋았다. 일테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다.

“PHUKET SURVIVAL TIPS - ALWAYS APPLY SUNTAN LOTION BEFORE GOING OUT,
TO AVOID LOOKING A BAKED LOBSTER
"A WASTE OF TIME - THERE ARE PLACES THAT, IN MY VERY PRIVATE OPINION,
ARE NOT WORTH GOING SUCH AS PHUKET ZOO, BUTTERFLY GARDEN, CROCODILE FARM AND ETC.“

푸켓동물원이나 나비농장 주인들이 들으면 기분 나쁜 소리겠지만 여행자로서 나는 이런 식의 주관이 섞인 정보가 좋다.
물론 어느 경우에도 선택에 대한 책임은 여행자 자신의 몫이다.


<반림파 BAAN RIM PA>
카사브라질에서 얘기를 나누다 10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싱하 맥주 때문에 그다지 배가 고픈 것은 아니었으나 무엇인가 먹고도 싶고 어딘가 가보고도 싶었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카사브라질을 나와 걷다가 반림파를 가보기로 했다.
토미 영감님의 피아노 반주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반림파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순전히 이름이 좋아보여서 TOMORROW'S SMILE이란 칵테일을 시켰다.
그런데 칵테일을 마시며 한동안을 기다려도 토미 영감님의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MR DAS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나이든 매니져에게 물어보니 오늘 토미의
연주가 막 끝났다고 했다.
내가 이곳에 3번째인데 그의 연주를 한번도 듣지 못했다고 농담조로 말을 건네며 아쉬움을 과장해 보았다.
그는 그것을 진지하게 들었는지
잠시 자리를 덨다가 돌아와 “SPECIALLY FOR YOU"라며
미스터 토미의 연주를 알려 주었다.
진짜로 나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았다.
미스터 토미는 ‘스팅’ 주제가를 포함한 세곡 정도를 연주하였다.
그는 백악관에서 미 대통령 앞에서도 피아노를 친 적 있다고 한다.


연주가 끝나고 고맙다는 인삿말을 건넸다. 
그는 자신을 소개한 찰리님의(내가 속한 여헹동호회 주인장) 책자 때문에 사인해 달라는
한국 신혼부부들이 많다고 웃었다. 그는 청하지도 않았는데 사진을 찍자며 자신의 옆자리를 내게 내주었다.
웨이터가 찍어준 사진의 상태를 내가 점검하자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번 더 찍으라고 다시 포즈를 취해 주기까지 하였다.
다정한 영감님이었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KHOW KLONG GAPI (fried rice with shrimp paste, served with sweet pork)를 시켜 먹었다.
볶음밥이면서도 곁들여 나온 돼지고기등을 함께 뒤섞어 비벼 먹으니 맛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빠똥까지 천천히 걸어가 방라거리를 돌아 보았다.
딸아이 없이 혼자임에도 이곳의 분위기를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힘이 들었다.
방라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천천히 걸어 왕복을 한후 카사브라질로 돌아와 딸아이가 권한
해리포터를 읽으며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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