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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2001방콕·푸켓·끄라비(끝)

by 장돌뱅이. 2017. 9. 13.

8. 여행 마지막 날, 한해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전망대를 올랐다.
RAYAVADEE RESORT 옆의 급경사를 통해 올라가는 전망대는 피피섬의 그것처럼 편안한 길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전망대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다고 이정표에 적혀 있었다. 낮은 전망대를 찾기는 쉬웠으나
높은 전망대(HIGH VIEWPOINT)는 찾기 어려웠다. 함께 전망대를 오르게 된 프랑스, 미국에서 온 젊은 친구들과
‘다국적군’을 구성하여 아프간의 빈라덴 찾듯이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하고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적당한 곳을
그냥 높은 전망대라고 이름 붙이고 내려왔다.


12:00에 라일레이 동쪽에서 끄라비 향하는 롱테일보트를 탔다. 선임은 70바트였다.
배는 라일레이 비치를 떠나 바다를 달리던 배는 끄라비 시내가 가까워오면서 끄라비 강을 거슬러 올랐다.

끄라비 선착장 옆의 RUAN PAE 식당에서 새우 케익으로 점심을 때우고 태국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 중의
하나인 WAT THAM SUA로 향했다.

WAT THAM SUA는 끄라비 교외에 위치하여 쏭태우(8바트)와 모터사이클 택시(10바트)를 번갈아 타고 가야 했다.
WAT THAM SUA는 석회암 절벽 밑의 동굴 속에 부처님을 모신 사원이 일대에 여러개 흩어져 있는
사원 밀집 지역을 통틀어 말한다.

나는 MAIN CAVE 내부와 몇 개의 동굴 사원을 돌아 본 후 절벽 꼭대기에 있는 "부처님 발자국 신전"
(BUDDHA FOOTPRINT SHRINE)으로 이어지는 1,237개의 계단을 올랐다. 일정한 간격마다 번호가 쓰여져 있어
얼마쯤 올랐는지 알게 되어 있는 계단은 경사가 급해 땀깨나 흘린 후에야 오를 수 있었다.
하루에 두 번씩만 오르내리면 우리 사회에서 그토록 말 많은 살빼기에 직효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정상에서의 전망은 오르는 도중에 흘린 땀방울의 노고를 잊게 했다.
끄라비 시내와 멀리 앞바다 그리고 팡아만 쪽의 이국적인 산의 모습들이 푸른 실루엣으로 꿈결처럼 굽이치고 있었다.

절벽을 내려와 갈증을 달래기 위해 음료수를 사러 들어간 슈퍼에는 특이하게도 비구니 스님들이 계산대에 앉아 있었다.
절에서 운영하는 슈퍼인 모양이다. 그 중에는 서양인도 있었다. 스님들의 흰옷이 매우 정갈해 보였다.




끄라비에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나는 다시 끄라비 시내로 나갔다.
땀으로 범벅진 몸을 씻기 위해서였다. LONELY PLANET에서 KRABI MERTIME HOTEL이 입장료를 받고
일반인들에게도 수영장을 개방을 한다는 정보를 읽어 알고 있었다. 직접 가서보니 그 정보는 잘못된 것이었다.
수영장은 투숙객에게만 개방되고 있었다.
나는 수영장을 담당하는 호텔 스탭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는 친절하게도 샤워장 사용을 허락해 주었다.


저녁 8시 끄라비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한 시간 여의 비행 끝에 방콕 돈무앙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화로 새해인사를 했다.
아내와 딸아이의 목소리가, 그들이 있는 곳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마웠다.
인사드려야 할 한 사람이 이제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안계시다는 생각이 났다.
지난 여름에 먼 길을 떠나신 어머니!
이번 여행 내내 같이한 해리포터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깊은 사랑은, 우리를 사랑하는 그 사람이 죽는다해도, 우릴 영원히 보호해 준단다.”

이번 여행의 시작에도 과정에도 어머니와 아내와 딸아이의 이해와 보살핌과 염려가
언제나 함께 했음을 나는 잊지 않는다.
그리고 새해에도 그들의 그런 변함없는 사랑 속에 나는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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