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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2002(7월)방콕1

by 장돌뱅이. 2017. 9. 18.

1. 짧고 급한 여행

여행 준비가 오랠수록 선택의 폭은 커진다.
항공기의 스케쥴과 요금에서부터
숙소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여행자가 유리한 입장에서 주어진 여건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EARLY BIRD'일수록  좀 더 경제적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름 휴가철이란 성수기에 제헌절까지 끼어있어 이틀만 투자하면 토요일, 일요일까지 5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7월 중순은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에겐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눈치를 보며
급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자칫 그림의 떡이 되기 십상이었다.
 
사정이 허락된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였다. 어떤 유리한 선택도 할 수 없는 특수기에 천정부지의
항공료를 지불하고 세 식구가 여행을 계획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틀 말미의 짬과 저가항공의 티켓이 여행 출발 이틀 전에 동시에 얻어졌다.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했지만 방콕에서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 오리엔탈 타이항공

다분히 제헌절과 주말의 요일 배열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듯한 이 특별기?의 할인티켓은 일정 변경시
높은 PENALTY가 붙는다는 조건이 붙어있었지만 다른 항공사에 비해 특출나게 싼 가격이었다.
태국 국기를 변형시킨 디자인이 꼬리에 그려져  있었다. 

기내
입구에서 맞아주는 여승무원은 노란색 셔츠를 받쳐 입은 감색 정장에  오리엔탈타이 항공의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다.
볼에는 어린 시절 서커스 단 소녀 같은 불그레한 터치를 하였는데 전체적으로 다른 항공사의 차림새에 비해
 
다소 '촌스럽게' 보였다. 물론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었다.
어쨌든
태국인 특유의 미소와 친절함은 여전했다.

비행기도 낡은 모습이었다. 곳곳에 일본 글씨로 쓰여진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 일본 항공사에서 사온 중고 비행기로 보였다.
화장실내의 비치품은 별로 없었고
기내식의 내용도 다소 부실했다.
승무원들이 친절하긴 했지만 어딘가 서비스의 짜임새에서 엉성해 보였다.
오리엔탈의 승무원들은 고용직이 아니라 왕복 운행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임시직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착륙 때, 유난히 심한 굉음과 기체의 흔들림이 있었다. 귀국 때 방콕공항에서는 운항 시간이 임박해서야
체크인 카운터의 안내가 모니터에 나왔다.
그리고 좌석 배정을 프린터로 해주지 않고 손으로 써서 주었다.
마치 90년대 초 중국 국내선 항공기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내는 두 번 여행을 한 번으로 줄이더라도 다시는
오리엔탈타이 항공을 포함한 저가항공을 타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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