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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2002(7월)방콕(끝)

by 장돌뱅이. 2017. 9. 20.

7. 끌롱 KHLONG 방콕

챠오프라야강은 관광 유람선만 다니는 강이 아니다.
강변에 서서 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크고 작은 다양한 종류의 배들을 볼 수 있다.
우리의 한강이 다리와 육상 도로의 발달로 유람선과 레크레이션만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면
챠오프라야 강은 강변을 따라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끌롱은 챠오프라야강 주변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류를 말한다.

그 누구도 온전한 끌롱의 지도를 그릴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끌롱은 복잡한 모습을 갖고 있다.
그 지류를 따라 수많은 집(수상가옥)들이 이어서 있다.
물건과 사람들의 이동 통로로서, 교역의 장소로서,
강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분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어울려 있다.

샹그릴라 호텔 앞 선착장에서 2시간 정도 롱테일 보트를 빌려 끌롱 방콕 야이 KHLONG BANGKOK YAI 를
거쳐 끌롱 방콕 노이 NOI까지 둘러 보았다.


8. 귀국길에
휴식을 컨셉으로 잡아도 밤 비행기의 귀국길은 피곤하다.
2시간의 시차는 밤이면 더욱 실감이 난다.
방콕 기준 새벽1시 출발이면 한국 시간으론 새벽 3시이니 눈꺼풀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예전엔 타이항공이 아닌 대한항공도 아침 비행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국내 항공사의 태국에서 돌아오는 일정은 모두 새벽에 잡혀 있었다.
아마 단체여행객들에게 하루의 여행 기간을 주고 경비도 절약하기 위한 여행사와
기내 좌석을 채우기 위한 항공사 간의 이해가 공유되면서 생긴 현상일 것이다.
오리엔탈 항공도 야간비행기였다. 메이저 항공사에게 밀린 저가 항공사의 위상을
보여주듯 탑승게이트는 우리로서는 좀
외진 곳에 있었다.


거기에 한차례의 여행을 마친 한국 단체 여행객들이 우리처럼
피곤한, 그러나 다소 떠들석한
분위기로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 새 운동화와 상표 이름이 선명한 샌달이 많이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어른들도 그랬고, 아직 기운이 남아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신도 그랬다.
신발을 사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설레였던 마음에 흡족한 여행이었을까?

자유여행과 패키지를 비교하면서 사람들은 종종 패키지 여행의 폐단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러나 비난해야 할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패키지 여행의 작태이지 패키지 여행 자체는
아니다.
우리 사회의 여행의 역사는 일천하다.
그 허약함을 지키며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여행으로 안내하는 것은 아직 단체 여행이다.
바꾸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보고 느끼기를 나는 바란다.
그런 양적인 축적이야 말로 언젠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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