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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2007 방콕-후아힌 돌아보기6

by 장돌뱅이. 2012. 4. 24.


8. 방콕의 일식당, 쇼군 (SHOGUN 將軍)

쇼군 (SHOGUN)은 일본 무신정권인 막부(幕府)의 우두머리를 가리키지만
아내와 내가 만나본 쇼군은 방콕 두짓타니 호텔 내에 있는 일식당 이름이다.
솔직히 이름이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마치 칼을 찬 날카로운 눈빛의 무사들이 포진해 있을 것 같은 상상에...

그러나 요즈음 세상에 그게 무슨 대수랴. 몇 년 전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해
어느 ‘무도회장’의 웨이터 이름이 ‘김정일’이라 해서 신문 가십란에 오른 적도 있지 않던가.
비호감이건 호감이건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력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이겠다.

음식점의 주제는 결국 음식과 분위기와 서비스라면 "쇼군"에서의 저녁식사는 모든 면에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아내와 나는 홀에서 식사를 하였지만 인원이 많으면 안쪽으로 방을 예약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위 사진 : 룸피니 복싱스타디움.


쇼군에서 나와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룸피니 스타디움으로 갔다.
무아이타이(MUAY THAI)를 보기 위해서였다. 생각보다 가격이 무척 비쌌다.
링사이드는 외국인의 경우 2,000바트였고 2등석이 1000바트였다.
아내와 나는 2등석을 끊었다. 그런데......

룸피니의 무아이타이 경기장의 시설은 입장료에 비해 한심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그것이 태국의 전통적인 무술이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격투기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 내에서 인기있는 스포츠라면 관중과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도의 배려는 있어야 했다.

삐걱이는 널빤지로 된 불안하고 불결한 좌석과 널린 휴지, 침침한 조명,
에어컨도 시설도 없이 밖이 다 내다보이는 엉성한 벽면.....
그것은 국제화된 스포츠 경기장의 면모가 아니었다.
메디슨스퀘어가든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하는 측에서 관중들의 열기에 부응하는 좀더 나은 사업적 수완이 아쉬웠다는 이야기다.

아내와 나는 세 경기를 보고 나왔지만 경기보다 구경할만한(?) 것이 룸피니 경기장 자체였다.

*위 사진 : 선수들의 세심한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링사이드 좌석.


나중에 방콕의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기왕에 보려면 링사이드에서 보아야 한다고 했다.
뒷좌석은 경기의 승패만 알 수 있는 자리일 뿐이며, 경기의 미세한 부분은 가까이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펀치가 작렬할 때마다 안개처럼
파편화되는 땀방울까지.
그럴 것 같았다.
경기장 시설이 개선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필히 링사이드에서 자리를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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