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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43 - 중국 책「문기유림(問奇類林)」중의 글

by 장돌뱅이. 2019. 10. 3.

또 가을 태풍.
제18호 '미탁'의 북상.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집에 머물렀다.
아내와 함께 영화를 한편 보고 난 후 음악을 들으며 빈둥거렸다.
내가 책을 읽을 때 
아내는 붓글씨를 썼다.



저녁에
10일 전 당진 신평양조장에서 담근 막걸리를 걸렀다.
작은 잔에 덜어 시음을 해보니 시중에서 이제까지 사먹던 막걸리와는 다르게 단맛이 덜하고
다소
시큼했지만 은근한 담백함도 있어 먹을만 했다.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막걸리에 전이 빠질 수 없는 노릇.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 감자, 애호박, 양파 등을 꺼내 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내와 잔을 나누었다.
차분하고 한가하루였다.




한가한 사람이 아니면 한가함을 얻지 못하니   
(不是閑人閑不得 불시한인한부득)
한가한 사람이 등한한 사람은 아니라네           (閑人不是等閑人 한인불시등한인)

두 번째 구의 '등한한 사람'이란 별 볼일 없는 사람이란 말이다.

위 시가 실린 중국책 「문기유림(問奇類林)」에는

"조화옹 (
造化翁, 조물주)이 사람에게 명예와 부귀를 아끼지는 않으나 '한가함'(閑)만은 아낀다"는 말도 나와있다. 
참된(?) '한가함'은 공명과 부귀보다 얻기 힘들다는 뜻이겠다.
한가하게 쉬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경지라니.

'한가한 사람'과 '별 볼일 없는 사람'의 구분은 무엇일까?
그리고 백수는 한가한 사람인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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