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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44 - 문태준의「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by 장돌뱅이. 2019. 10. 8.


이제는 아주 작은 바람만을 남겨둘 것

흐르는 물에 징검돌을 놓고 건너올 사람을 기다릴 것

여름 자두를 따서 돌아오다 늦게 돌아오는 새를 기다릴 것

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 것

너의 가는 팔목에 꽃팔찌의 시간을 채워줄 것

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갈 것

저 풀밭의 여치에게도 눈물을 보태는 일이 없을 것

누구를 앞서겠다는 생각을 반절 접어둘 것

            - 문태준의 시「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


비가 잦은 가을이다. 더불어 날씨도 쌀쌀해졌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하루이틀 사이에 눈에 띄게 두터워졌다.
비가 오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을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며 반복해서 읽었다.
여름이 배경인 시 같지만 가을 분위기도 난다.
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고 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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