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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인도네시아

2019.11. 발리(끝) - 고마운 여행

by 장돌뱅이. 2020. 5. 20.



지난 일년 아내는 겨레붙이와 이별하는 슬픔을 겪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디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는 김영하의 글을 읽으며
다시 또 눈물이 맺히는 아내에게 맑고 화창한 발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느긋한 아침.
우기 초입이지만 여행 내내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날씨였다.
삶이 본래 조금씩 비껴가는 것라면 내 바람과 일치하는 시간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마련해준 것이도 하겠다.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우리 앞에 놓여진 바람처럼 자유로운 또 하루의 시간.   
고마울 뿐이다.






어제처럼 슈가샌드에서 아침을 먹고 오롯이 수영장에서만 하루를 보냈다.
식사도 풀바에서 시켜 먹었다.

저녁 무렵 바닷가 쪽 수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자에 길게 누워 노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저무는 하루 해를 따라 우리의 여행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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