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인도네시아

2019.11. 발리3 - 그래도 발리

by 장돌뱅이. 2019. 11. 17.



숙소인 인디고 스미냑 INDIGO SEMINYAK에는 아침을 먹는 장소가 두 곳이다.
하나는 부페 식당인 마까시 MAKASE이고 다른 하나는 아라카르트 A LA CARTE  방식인 슈가샌드 SUGAR SAND이다.
슈가샌드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해변에 접해 있다.
작고 예쁜 수영장 너머로 시원스런 바다 전망이 좋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아침, 푸른 바다를 보며 먹는 아침은 여행 기분을 배가시켰다.



장소를 다시 메인 풀로 옮겼다.
책과 수영의 단순한 반복으로 보내는 시간이 감미로웠다.





수영 마치고 향한 곳은 포테이토헤드 POTATO HEAD 였다.
내 기억으로 이제까지 스미냑의 최고 비치 카페는 꾸데따 KU DE TA였다.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105 )
해변에 붙어 있어 탁 트인 전망만으로 획기적인 장소였다. 

포테이토 헤드는 잔디밭과 선베드에 수영장까지 더해진 파격으로 꾸데따의 인기를 넘어선다는 평이다.
수영장 딸린 바닷가 카페(식당) 라는 트렌드도 이젠 발리 도처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와 나의 취향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음악은 요란했다(어떤 사람들에겐 신명나는 음악일 수도 있겠다.).
해질녘이면 일대에 교통혼잡이 극심해진다고 해서 좀 일찍 찾은 터라 차는 막히지 않았으나 인파는 피할 수 없었다.
조용한 숙소의 수영장이 그리웠다.
우리는 발리 맥주인 스타크 STARK 한 병씩을 비우고 오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포테이토헤드와 가까이 있는 티하우스 "비꾸 BIKU"에 들렸다.

"비꾸"는 차와 에프터눈티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도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년의 서양 여성들이 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곳으로 안내하는 단체관광이라면 그래도 괜찮은 패키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CHILL에서 발맛사지를 받았다.
맛사지 기술은 2% 부족했으나 깔끔한 시설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어 좋았다.
아내와 내겐 맛사지는 역시 태국이다.

나는 깜빡 잠이 들었다.





인디고발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더블식스 루프탑바는 저녁 노을 감상과 칵테일 한 잔 하러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밤이 깊어지면 나이트클럽으로 변할 것으로 보였다.

'한번은 가볼만 한 곳은 한번도 안 가도 무방하다'고 누가 그랬다.
아내와 내게는 이곳이 딱 그런 곳이다.

급속하게 변모하는 발리.
어차피 나홀로 즐길 발리는 아니지만 가는 곳마다 차와 사람들의 행렬에 치인다.
숙소도 카페도 쇼핑몰도 대형화로 치닫는다. 적어도 해변의 변모된 모습은 발리와 푸켓의 차이가 없다.
십여 년 전에 비해 공항도 엄청나게 커졌지만 여행객들의 쇄도는 이미 용량을 초과한 듯 보였다. 
'오버투어리즘'에 어떤 대안이 있는 것인지 나는 모른다.
( 이전 글 참조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767?category=391451 )
지난 1월에는 짐바란에, 이번에는 스미냑 하는 식으로 발리 여행은 한번에 한 장소에 머물며
이동 반경을 최소화 해야겠다는 여행자의 얄팍한(?) 생각만 해볼 뿐이다.
문득 제주도에 제2공항 건설 논쟁도 비슷한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발리와 푸켓과 제주도가 비슷해지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