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LUE BIRD TAKSI
블루버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네시아 택시다.
우버니 그랩이니 하는 앱을 사용하지 않는 우리 부부에게는 자카르타에서건 발리에서 건 최고의 이동수단이다. 이번에 발리에서 보니 "BLUEI BIRO(블루 비로)"라는 유사한 이름을 가진 택시들이 생겨 있었다. 로고까지 비슷했다. 여행자들이 깜빡 속기 쉬울 것 같았다.
그런 택시들은 더러 바가지 요금을 받으려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전 자카르타에 살 때 들은 불량 기사들의 수법으로는 먼길 돌아가기, 일단 태우고 엉뚱한 곳으로 가서 목적지를 모르겠다고 버티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 거스름 돈 없다고 안 주기 등이 있다고 했다. 직접 경험한 최고 웃긴 사례로는 예어컨 사용비는 별도라고 떼를 쓰는 (자카르타의 프레시덴 택시)기사도 있었다. (아내는 주고 끝내자고 했지만 경찰이 주어야 한다고 하면 2배를 주겠다고 경찰서로 가자고 하니 사그러들었다. 그가 달라고 하는 에어컨 비용은 사안이 정리된 뒤에 망설이다 팁으로 주었다.)
이에 비해 아내와 나는 블루버드와는 나쁜 기억이 없다. 늘 친절하고 안전했다.
같은 사람들이 소속 회사에 따라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이는 건 결국 다른 처우와 교육으로 직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자로서는 블루버드에게 감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 BATIK KERIS
바띡 끄리스는 아내와 내가 인도네시아에 올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그릇이나 인형 등의 다른 기념품들도 팔지만 우리는 주로 바띡(의류)만 산다. 이곳의 바띡은 기계 바띡이지만 시장에서 파는 바띡처럼 너무 허접하지 않고 그렇다고 수제 바띡처럼 고급스럽지도(비싸지도) 않은 중저가의 제품이다.
아내가 인도네시아에 살 때 전파한 덕분에 우리 가족과 친지들은 대부분 바띡을 좋아한다. 처음 바띡을 선물로 주자 낯선 색상과 디자인 때문인지 그다지 반기는 눈치가 아니었지만 여름 한 철을 실내복으로 입어보곤 모두 바띡의 가볍고 시원한 착용감에 빠져 들었다.
가장 최근에 우리 가족이 된 사위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사위를 위해서 아내는 짧은 이번 여행의 시간을 쪼개 기여코 바띡끄리스에 들렸다. 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인가 보다.
바띡끄리스의 제품의 다양성이 예전에 비해 축소되고 있는 듯해서 아쉽다. 발리에는 두 곳에 지점이 있다고 한다.
3. JIMBARAN SEAFOOD
사람들이 몰려드는 해질녘이면 음식점이 있는 짐바란 해변 일대가 해산물을 굽는 연기로 자욱해진다. 아내와 나도 서너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발리 여행의 'MUST'라고 할 수는 없겠다. '한번은 가볼만하다는 것은 한번도 안 가도 괜찮다는 뜻'이라는 말을 짐바란씨푸드 마을에 적용해도 적절할까?
음식 맛보다는 석양의 분위기가 좋은 곳이지만 바다는 아무데서고 볼 수 있으니······.
그래도 곁을 지나가다보면 언제나 시끌벅적한 흥겨움이 전해온다. 그 또한 여행객과 발리가 만드는 한 풍경으로 생각하면 그다지 우회하여 돌아가고 싶은 곳은 아니기도 하다.
4. MANGGIS (망기스)
91년 인도네시아에 주재를 하러 갔을 때 먼저 가 있던 직원들이 도착 첫날 사주었던 과일.
두 달 뒤 아내와 딸이 합류를 하러 왔을 때 나도 똑같이 이 과일을 사서 미리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두툼한 보라색 껍질 속에 마늘쪽 같이 하얀 망기스의 과육을 꺼내 먹을 때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기대하며 아내와 어린 딸의 입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던 그 순간이 자주 생각나곤 한다.
인도네시아와 첫 만남을 시작하던 젊은 시절이었다.
5. 발리는···
2019년 1월26일 자 경향신문 토요 기획에 발리에 살게 된 한 한국인의 글이 실려 있다.
"나는 겨울만 되면 "다음 생엔 동남아에서 태어나 매일 런닝셔츠만 입고 평상에 누워 있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다음 생엔 에바 그린이나 맨하튼 건물주로 태어난다는 목표도 있는데 그런 건 물론 다시 태어나도 안될 가능성이 크지만 동남아에서 러닝셔츠를 입고 와식 생활을 하는 건 이번 생애에도 가능하지 않은가.
이번 생에 할 수 있는 걸 왜 다음 생으로 미루는가! "
나도 간절히 바라면서 또 '이번 생에 할 수 있는 걸' 또 한번 해본 것이다.
비록 며칠 동안이라는 아주 잠깐의 여행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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