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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김군과 힌츠페터

by 장돌뱅이. 2020. 5. 24.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2편의 영화를 보았다.
하나는 MBC에서 방영한 『김군』이고 다른 하나는 Btv에 올라온 『5.18힌츠페터스토리』이다.



어느 양반이  5월광주를 두고 "민주화 운동이 아닌 북한군이 와서 저지른 폭동"이라며 
그 증거로 당시 사진 속 시민군의 얼굴이 현재 북한의 유력 인사나 군인과 일치한다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그는 시민군을 '북한 특수군'으로 언급했고 사진마다  '광수'라는 이름과 번호를 붙였다.
특히 군복에 철모를 쓴 채 강렬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 "김군"(아래 사진)은 광수1호로 지목되었다.



영화는 그 "김군"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당시 시민(군)의 이야기를 담담히 담았다.
거창한 구호나 이념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부당한 폭력에 다양하게, 
그러나 결코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는 절박함으로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누구는 사라진 아들을 찾아 헤매었고 누구는 주먹밥을 만들고 또 누구는 총을 들었던.
지금은 중국집요리사로, 경비로, 주부로 살아가는, '광수'라는 허구의 괴물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우리의 이웃들이었다.

영화는 광주의 어느 다리 아래에서 넝마주이 살았던 한 청년을 "김군"이 아닌가 짐작한다.
사실 '그때 그 자리 그 사람들'의 한 사람이 '김군'이고 그 총체 또한 '김군'  아니겠는가. 



천만 관객을 모았다는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독일 TV 방송국 촬영기자 힌츠페터.
베트남전쟁 취재 경력이 있는 그에게도 80년 오월 광주는 끔찍한 충격과 공포였던가 보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군인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환영에 시달렸다고 영화 속에서 그의 부인이 증언을 했다.
그런데도 그는 세 번씩이나 광주에 잠입하여 현장을 찍었고 세상에 알렸다.
"언제나 누군가가 기록을 하고 있다."
평론가 김현의 글이었던가?

그의 '5.18 비디오'를 80년대 지방의 한 모임에서 나도 본 적이 있다.
영상과 그것을 보는 장소에 드리웠던 긴장감이 생생하다.
그도 카메라를 든 또 한 명의 '김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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