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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by 장돌뱅이. 2020. 6. 26.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주인공은 꾸뻬가 아니고 헥터이다.
원작 소설의 주인공은 꾸뻬이고 프랑스 파리에 산다.
영화는 배경이 런던으로 바뀌고 이름도 헥터가 되었다.
꾸뻬건 헥터건 남의 불행한 사연을 듣고 상담을 해주는 정신과 의사가 직업이다.

일상을 큰 불만없이 반복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헥터는 남의 아픔에 타성에 젖은 도식적인 대답을 반복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자문하던 끝에 일상을 접고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된다.

크게 보면 영화는 행복이 소소한 현실에 있다는 상투적 마무리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과 아프리카, 미국으로 떠돌며 헥터가 체험 속에서 얻어낸 행복의 지혜들은 산뜻하고 즐겁다.
그가 여행 틈틈히 '행복노트'에 적은 '행복을 위한 팁' 중에 몇 가지만 적어 본다.

-Avoiding unhappiness is not the road to happiness.
  (불행을 피한다고 행복으로 가지는 않는다.)

-Happiness is a answering your calling.
 (행복은 소명에 응답하는 것이다.)

-Happiness is being loved for who you are.
 (행복은 있는 그대로 사랑 받는 것이다.)

-Happiness is knowing how to celebrate.
 (행복은 즐거운 일을 축하할 줄 아는 것이다.)

-Listening is loving.
 (사랑은 들어주는 것이다.)

-Nostalgia is not what it used to be.
 (향수는 지난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너무 뻔하고 당연해서 실천이 어려운 팁이다.
그런 팁을 모아 점검표로 만들어 모든 경우에 체크하며 살 수도 없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삶의 잠언들이 다 그렇다.
 
코로나로 우리는 이제까지 별 의식없이 그냥 일상 속에서 느끼고 만지고 즐기던 것들을 보류하며 지내고 있다.
결코 원했던 상황은 아니지만 흔하고 당연한 것들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로 받아들인다면,
그래서 일상의 방식을 살짝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더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가 준 혜택(?)이다. 둘 다 백수니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한다.
함께
식단을 짜고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함께 강변을 거닐고, 함께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고.
나도 행복 팁을 하나 붙여본다.
"Being together is lo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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