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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퇴직은 '짬밥' 순?

by 장돌뱅이. 2012. 4. 25.


미국시간으로 4월17일 콜로라도 로키즈의투수
제이미 모이어 JAIME MOYER는 샌디에고 파드레즈를 상대로
7회 2실점의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올 시즌 3번째 등판이었다.

62년생의 제이미는 50세(정확히 49세 151일)에 거둔 이번 승리로 메이저리그 최고령 승리 투수의 기록을 세웠다.
콜로라도팀의 감독 짐트레이시 JIM TRACY는

“IT'S AN HISTORIC NIGHT FOR ONE TREMENDOUS HUMAN BEING. IT COULDN'T HAPPEN TO  A BETTER GUY.
A MORE PROFESSIONAL PERSON I DON'T KNOW
I'VE BEEN AROUND”라는 찬사를 덧붙였다.
이전의 기록은 1932년 잭 퀸 JACK
QUINN 이라는 선수가 가지고 있던 49세 74일이었다.

승리를 떠나 메이저리그의 최고령 투수 등판 기록은 무려 58세이다.
1965년 사첼 페이지 SATCHEL PAGIE 라는 캔자스시티 어슬레틱스의  선수는 보스톤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발 출전하여 3회 동안 공을
던졌다고 한다. 미국에는 마흔이 넘어 현역으로 뛰면서 빛을 발한 선수들이 많다.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있긴 하지만 마흔이 넘는 나이에 윌리엄 로저 클레멘스 WILLIAM ROGER CLEMENS 는 사이영상을
수상하였고, 
강타자 배리 본즈 BARRY LAMAR BONDS 역시 비슷한 나이에 타격왕과 MVP를 수상하였다. 

운동장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국립공원이나 식당 직원, 항공기 승무원 중에 나이든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보는 일은 한국에서처럼 드물지 않다.
일본만해도
한 때 축구 대표팀의 골잡이로 우리팀을 괴롭혔던 미우라 카즈요시가 45세 나이에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그가 속한 팀의 감독이 그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들었다.
나이에서 오는 껄끄러움을 부드럽게 소화해내는 것도 성숙한 관리의 묘미일 것이다.

올 한국프로야구 개막 직전 타이거즈의 이종범 선수가 은퇴를 했다. 70년생인 그는 40대 초반의 나이였다.
팬의 입장에서 좀 더 뛰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고 본인도 그런 의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사오정’이니
 ‘오륙도’ 같은
선입견과 세태의 논리에(?)  밀렸던 것 같다.
승패를 떠나 이종범과 박찬호의 대결 장면은
큰 흥행거리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젊은 패기와 노련한 경험의 조화 따위는 조기은퇴가 불문율로 여겨지고
유무언의 압박으로 강요되는 세상에선 글 속에서나 가능한 것인지.....
은퇴가 가까워오니 나도 나이에 민감해지는 건가?^^


   계단 오르내릴 때마다 투덜거리는 무릎관절
   이 이상 신호는 탄력 잃은 기관들의
   이음새가 느슨해지고 녹슬어간다는 징후이리라
   누구는 칼슘 결핍에 운동 부족이라 탓하고
   혹자는 식습관을 고쳐라 처방하지만
   나는 안다 이것의 기원은
   설운 생활에의 마음의 굴절에 있다는 것을
   썩지 않는 기억은 유규하다
   세상은 내게 없는 살림에 뻣뻣한 무릎이 문제였다고
   말한다 내키지 않는 일에 무릎 꿇을 때마다
   살갗 뚫고 나오는 굴욕의 탁한 피
   하지만 범사가 그러하듯이 처음이 어렵고
   힘들 뿐 거듭되는 행위가 이력과 습관을 만들고
   수모도 겪다 보면 수치가 아닌 날이 오게 된다
   굴욕은 변명을 낳고 변명이 합리를 낳고
   마침내는 합리로 분식한 타성의 진리를
   일상의 옷으로 껴입고 사는 날이 도래하는 것이다
   그렇게 수신하고 제가하는 동안 마음 연골이 닳아왔던 것
   생의 계단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은 뼈아픈 질책을 던져온다
   지불한 수고에 대한 값 너무 헐하지 않냐고
                              
                    -이재무의 시, 「뼈아픈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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