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부부
저 다가구주택 반지하 방 한 칸에
세들어 사는 젊은 부부
남편은 공단 어느 수출회사에서
밤늦도록 야근을 하고
아내는 집에서 가내공업 부업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저 부부
우리, 지난 겨울 문 닫고 살며
서로 얼굴조차 못 보고 살았는데
오늘은 날씨도 화창한
이른 봄날 일요일
저 부부 유모차에
지난 겨울 새로 태어난 아기 태우고
환하게 웃으며 골목길을 나선다
누가 우리의 봄을 암울하다고만 하는가?
저 환하게 웃는 젊은 부부를
반기기라도 하려는 듯
골목 울너머
개나리꽃도
환하게 오늘 꽃망울을 터뜨렸다
-김명수의 시, 「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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