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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봄편지 2

by 장돌뱅이. 2005. 2. 27.

     
저 부부
저 다가구주택 반지하 방 한 칸에 
세들어 사는 젊은 부부 
남편은 공단 어느 수출회사에서 
밤늦도록 야근을 하고 
아내는 집에서 가내공업 부업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저 부부 
우리, 지난 겨울 문 닫고 살며 
서로 얼굴조차 못 보고 살았는데 
오늘은 날씨도 화창한 
이른 봄날 일요일 
저 부부 유모차에 
지난 겨울 새로 태어난 아기 태우고 
환하게 웃으며 골목길을 나선다 
누가 우리의 봄을 암울하다고만 하는가? 
저 환하게 웃는 젊은 부부를 
반기기라도 하려는 듯 
골목 울너머 
개나리꽃도 
환하게 오늘 꽃망울을 터뜨렸다

                         -김명수의 시, 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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