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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방콕2023 - 외출

by 장돌뱅이. 2023. 4. 25.

숙소에 '자발적 유폐'를 하기로 했지만 가끔씩 외출을 하게 된다.

숙소에서 약 2km 정도 거리에 쑤언플루(SUAN PHLU) 공원이 있다. 아침 산책으로 다녀왔다. 
연못 주위에 핀 화사한 열대의 꽃들이 아름다운 아담한 크기의 공원이었다.  
공원 주변의 사톤 지역은 대사관이 여럿 있고 유명인들도 많이 사는 방콕의 부촌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원에 이르는 보행자 도로는 그다지 걷기 친화적이지 않았다. 일부 구간을 빼곤 인도는 옹색하게 한쪽으로 붙어 있거나 아예 없어 오고가는 차와 오토바이들에게 자주 길을 내주어야 했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방콕에선 개와 미국인만 걷는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아침마다 자주 걷는 두 명의 한국인도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각자 휴대폰과 책을 보며 뒹굴다문득 생각이 나서 반얀트리 주변의 마사지 숍을 검색했다. 그래서 가게된 "Let's Relax". 다른 곳에서도 여러번 들려본 나름 이름 있는 체인점인데 이날 맛사지 사의 기량은 영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마사지사를 만나는 것은 운수소관이라고 했다.

"아시아 허브 어소시에이션"은 오래 전부터 다니던 맛사지집이다. 이번에는 BTS프롬퐁 역 근처 벤짜시리 지점에 갔다. "렛츠 릴렉스"에 비해 몸을 한결 개운하게 하는 맛사지였다. "아시아 허브"는 딸아이와 사위가 좋아하는 곳이어서 사진을 보냈더니 부러워했다.

쇼핑몰 엠콰티어(EmQuartier)에 있는 태국음식점 나라(NARA)는 "아시안허브"에서 맛사지를 받고 갔다.  최근에 개발된 듯한 두리안찰밥(카오니어우두리안?)을 처음 먹어보았다. 기발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망고찰밥을 처음 먹었을 때와 같은 짜릿함은 없었다. 나머진 태국음식점에 가면 자주 먹는 음식들의 시켰다. 

두리안찰밥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 노스이스트에 갔다. 작년 유월 방콕여행에서 좋은 기억이 있는 태국 식당이었다. 그런데 송크란 연휴로 일주일 가량 문을 닫는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발을 돌려 간 곳이 딘타이펑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마음에 두지 않았고 가볼 생각도 없었던 곳이었다. 며칠 전 우연히 아내에게 지나가는 말로 딘타이펑을 이야기 했을 뿐이었다. 아내와 음식점에도 인연이란 게 있는 건가 하는 싱거운 해석을 덧붙여가며 샤오롱바오와 볶음밥, 그리고 오이절임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 걷고 밥 먹고 일 하고 놀고 저녁이면 자고······ 나는 나의 삶이 그렇게 극적이지 않고 요동치지 않는 무덤덤한 일상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자잔한 일상들에 스스로 자족하는 겸손함을 잊지 않고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 가끔씩 이런 깨달음과 함께 욕심의 밀도가 엷어지는 것은 여행이 주는 선물일 수도 있고, 70을 바라보는 늙음이 베푸는 축복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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