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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샌디에고 걷기 19 - GUAJOME REGIONAL PARK외

by 장돌뱅이. 2012. 6. 2.

우기철인 12월 들어서면서 가끔씩 비가 오고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는 사실 이외에는
(그래봤자 한낮에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는 날이 많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그리 뚜렷하지 않은 샌디에고의 계절은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심심하기도 하다.

인터넷으로 한국의 가을 소식을 접하면서
어쩌다 가을빛으로 물든 잎파리를 달고 서있는 가로수를 만나기라도 하면
아내와 나는 샌디에고에도 가을이 왔다는 증거라도 찾아낸 양 탄성을 질렀다.
그런 날은 으례 우리가 걸었던 강원도 인제 곰배령이나
아침가리 계곡의 화려한 단풍으로 이야기를 옮겨가곤 했다.

그리운 것은 눈을 감으면 보인다고 하지만
눈을 뜨면 현실은 여전히 샌디에고여서
그럴 때마다 내 나라 가을 단풍의 현란함은
더욱 증폭되어 눈앞에 어른거릴 뿐이었다.

샌디에고에서 시작하여 북으로 평행하게 달리는
5번과 15번 프리웨이를 동서로 연결하는 76번 도로변의 몇 곳을 거닐어 보았다.
가을 풍경을 그곳에서 만난 것은 생각지 않았던 행운이었다고 해야겠다.

1. GUAJOME REGIONAL PARK
크고 작은 2개의 호수가 동쪽과 서쪽에 있고 그 사이에 있는 공원이다.
동쪽에 있는 큰 호수의 이름이 GUAJOME LAKE였다.

 

 

공원의 한쪽 숲속에는 작은 규모의 캠핑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트레일을 따라 공원 전체를 돌아보는데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푸른 하늘과
하늘빛을 담은 채 잔잔히 누워있는 호수와.
호숫가의 누렇게 변해가는 풀을 스쳐지나자
사철 푸른 잔디 위에는 이곳 가을의 정점인양
잎파리를 붉그스레 물들여가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었다.

 

 

 

아내는 고개를 들어 단풍을 바라보며 나무 밑을 한참동안 서성거렸다.


2. HELLER'S BEND PRESERVE
사유지이지만 짧은 트레일은 공개되어 있었다.

 

 

 

 

20분쯤 경사진 숲길을 걷자 탁 트인 언덕이 나왔다.

 

 

 

 

해를 등지고 잠시 발 아래 동네를 굽어보다 내려왔다.


3. PALA 농장
10년 전 쯤 한국에서 왔다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농장이었다.

 

 

산 중턱의 외진 곳에서 닭을 키우고 유정란을 받고
텃밭을 일구어 여러가지 채소를 기르고 있었다.

 

 

장독들은 주변의 야자수와 어울려 생경함과 정겨움을 동시에
드러내며 가지런히 줄지어 서있었다.

 

처마 아래에는 메주덩이들이 쇄잔한 저녁 햇살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달걀과 곶감, 그리고 부추를 샀다.
주인 아저씨는 직접 밭에서 부추를 잘라왔다.

어떤 사람의 말대로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풍경의 농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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