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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샌디에고 식당7 - 중국 음식 (1) CHINA CHINA

by 장돌뱅이. 2012. 6. 2.

간식거리가 다양해진 요즈음 어린이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1960년대의 내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대라면
아마 짜장면을 제일 먼저 말했을 것이다.

친척 형을 따라 서커스를 보러 가던 길에 서울 청량리에 있는
중국음식점에서 처음 먹어본 짜장면에 대한 감동 때문이다.
어쩌면 ‘짜장면’이라는 단어 자체를 그때 처음 들어보았던 것도 같다.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라면 수제비나 칼국수, 그리고 멸치국물에 말아먹던
잔치국수와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은 비빔국수 밖에 몰랐던 내게
장면의 맛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환상 그 자체였다.

외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그 시절, 서울 변두리에 있던 우리 동네에
음식점이 있을 리 없었다. 간판의 페인트가 벗겨져 가게 이름도 일기 힘든
작은 구멍가게 하나와 어른들이 드나들던 대포집 한 곳이 동네 초입의 도로변에 있을 뿐이었다.

중국집은 버스를 타고 도심 쪽으로 반시간 이상 나가야 하는 청량리에서나 볼 수 있는 형편이었다.
우리 같은 조무래기들에게 차비를 써가며 거기까지
나가야할 일이 자주 있을 리 없으니 중국음식은커녕
중국집 간판을 본 녀석들도 드물었다.


당시에 우리들 사이에선 세상에는 자장면을 먹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두 부류가 있었다.
먹어보지 못한 녀석들은 자장면에 대한 상상으로,
먹어본 녀석들은 자주 접할 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에,
길가에 웃자란 생무를 간식 삼아 뽑아
먹고 고약한 냄새의 트림이나 해대던 우리들에게 짜장면의 맛은
가히 거대한 신화처럼
존재했다.

그 무렵에 처음 나온 닭고기 국물 맛의 삼양라면이 우리들 사이에서 잠시 소용돌이를
일으키긴 했지만 짜장면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그 누구도 먹어보지 못한 바나나가 (어쩌면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장 맛있는 과일로 우리들 사이에서 평가받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상은 중국음식 관련하여 예전에 썼던 글의 일부이다.
샌디에고의 중국음식점을 이야기하려다보니 생각이 나서 옮겨보았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짜장면은 원래의 중국음식에는 없는 것이다.
(한국인이 운영하지 않는) 샌디에고의 중국 식당에도 당연히 짜장면은 없다.

이제 최소한 짜장면이 아닌 다른 음식으로 어린 시절보다는 풍성한 식탁을 대하곤 한다.
그럼에도 가끔씩 '오직 짜장면'이었던
가난한 어린 시절이 더 풍요롭게 떠오르는 것은 또 무슨 일인가.


1. CHINA CHINA
샌디에고의 출라비스타 CHULA VISTA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멕시코의 티후아나 TIJUANA 지역에 직장을
두고 있어 국경 가까운 쪽에 주거를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식당 CHINA CHINA는 출라비스타의 H STREET에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상가 지역에 있어 한국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음직도 한데,
뜻밖에 가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이래서 생겨난 모양이다.

우연히 집에서 가까운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에 나는 단골이 되었다. 다른 사람에겓 자주 추천하는 편이다.
분위기는 평범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기 때문이다.

386 EAST H STREET의 TERRA NOVA PLAZA 내
SUITE 206에 있다.(전화:619-58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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