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흔하다.
특히 봄철엔 여기저기, 개나리꽃, 벚꽃, 유채꽃, 진달래, 철쭉에 장미까지 꽃만 좀 피어 있는 곳이면 축제를 붙인다. 자연적인 것도 있고 인공적으로 심은 것들도 있다.
전국적으로 축제가 800개 정도가 된다고 하던가.
과연 그중 몇 개나 지역 주민들의 공감과 참여 속에 축제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서사가 없는 축제가 축제일 수 있을까?
그것은 그냥 국민의례 같은 건조한 행사거나 소비적 놀이판일 뿐이다,라고 '개폼'을 잡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시큰둥에 무색하게 태릉입구역 근처 장미 축제장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핸드폰 카메라를 하늘로 향해야만 오고 가는 인파들의 초상권을 피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찌 되었건 장미꽃 사이를 걷는 게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내와 한가롭게 장미꽃 밭과 터널 사이를 오르내렸다.
날씨는 맑고, 기온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걷기에 그만이었다.
'사월과 오월'의 옛 노래 <장미>를 반복해서 흥얼거리며 걸었다.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 못 이룬 나를 재우고 가네요
어여쁜 꽃송이 가슴에 꽂으면
동화 속 왕자가 부럽지 않아요
- "사월과 오월'의 노래 <장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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