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파스타? 무심코 먹다가 그 차이가 뭔지 헷갈린다.
알아보니 파스타는 스파게티를 포함하는 의미다.
그러니까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파스타는 원래 '가루를 이용한 반죽 또는 밀가루를 이용한 국수 형태의 음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스파게티는 노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스파고(Spago)'에서 유래한 말로 노끈처럼 길고 동그란 면을 의미한다. 이 면을 사용한 파스타를 그냥 스파게티라고 일컫기도 한다.
'근본 없는' 요리 초보인 내가 인터넷을 뒤져 알게 되었으므로 이런 개념이 틀릴 수도 있다.
최근에 만든 아래 파스타는 스파게티를 사용했고 이름에 파스타와 스파게티를 혼용했다.
내가 파스타를 만들 때 아는 상식은 몇가지 안 된다.
1. 구입한 파스타 면 봉투에 적혀 있는 삶는 시간을 지킨다.
(추가로 볶거나 조리는 파스타의 경우는 규정 시간보다 2분 정도 덜 삶는다.)
2. 삶은 뒤에 면은 일반 국수와는 달리 찬물에 헹구지 않는다.
(면에 전분기가 남아 있어야 소스와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3. 면을 살목 남은 물은 파스타 요리에 사용될 수 있으니 조금 남겨둔다.
*이전 글 : '명품' 파스타 만들기
파스타는 그때그때 현장의 동원가능한 재료들에 매우 개방적인 음식이다.
인터넷이나 책을 찾아보면 이탈리아보다는 우리에게 친숙할 김치, 된장, 황태, 삼겹살, 들깨 등을 사용한 특이한 파스타들이 많이 나온다. 면과 소스의 조합에 따라 무수히 많은 종류의 파스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심지어 스파게티 면을 물에 두세 시간 불렸다가 각종 시판 파스타 소스를 넣어 라면처럼 끓여 먹는 지인도 있다. 그런 건 '물파스타'라고 해야 할까?
재료에 대한 개방성은 파스타만이 아니라 국수라는 음식이 가진 보편적 특성이기도 하다.
국수는 원재료에서부터 부재료에 이르기까지 주변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재료를 흡수하는 흡인력이 강한 음식이다. 지역마다 나라마다 다른 국수가 태어난 이유이다.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파스타나 동남아의 쌀국수가 그렇고 천 가지가 넘는다는 중국의 국수와 일본의 국수가 그렇다.
우리나라의 국수도 다양하다. 평양냉면, 함흥냉면, 까나리냉면, 칼국수, 수제비, 김치말이국수, 잔치국수, 두부국수, 잣국수, 팥칼국수, 어탕국수, 바지락칼국수, 멸치국수, 막국수, 올챙이국수, 콧등치기국수, 칡국수, 사과국수, 누름국수, 건진국수, 도토리칼국수, 선지국수, 고기국수, 회국수, 성게국수, 땅콩국수, 짜장면, 짬뽕 등등.
단지 생존을 위해 배만 채우는 '먹이'에 만족했다면 인류의 밥상은 지금처럼 화려하거나 다양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 글에서도 말한 '반드시 해야 할 필요가 없는데도 하는 모든 것이 문화'라고 할 때 국수를 비롯한 음식은 그 정의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사람들은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국수를 만들어왔다. 우리는 종종 라면 하나를 끓일 때도 냉장고 속을 뒤져 파나 호박, 먹다 남은 해산물이나 고기 등을 넣어 평준화된 맛으로 대량생산된 상품에 나만의 취향과 '의지'를 넣고 싶어 하지 않는가.
(이전 글: "국수의 해 2" 중에서)
국수는 다양하고 파스타도 그렇다.
덩달아 백수의 할 일도 많아지고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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