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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샌디에고 걷기 22 - MISSION TRAILS REGIONAL PARK

by 장돌뱅이. 2012. 6. 4.

의도적으로 산쪽에 있는 트레일을 택했다.
지난 서너 달동안 주로 호수 주변을 걸었기 때문이다.

산쪽으로 길이 휘어지기 전까지 50분 정도는 포장도로였다.
길의 반쪽은 차가 다니는 길이었지만
차의 통행이 많지는 않았다.

도로변 곳곳에 차량들이 서너 대씩 주차해 있었는데,
암벽등반을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것이었다.
우뚝 솟은 절벽을 스파이더맨처럼 달라 붙어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작게 보였다.

언젠가 태국 끄라비에서 나도 난이도 초보의 절벽 오르기를 해 본 적이 있다.
시간이 나면 한번 본격적으로 배워보리라 다짐했지만
그 이후로 인공암벽조차 타 본 적이 없다.

불교에서는 무엇인가를 이루어
지금과는 다른 나를 만들려는 마음도
경계해야할 욕심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지금 그대로의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헛된 다짐을 남발하는 대신에
살아오면서 벌여 놓은 일부터
제대로 수습할 나이다.

 

작은 돌담으로 물길을 막 은 OLD MISSION DAM을 지나서
큰길을 버리고 오른쪽 산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약간 가파르지만 흙길이어서 편하다.

 

1194피트의 정상에 오르자 멀리 샌디에고 다운타운 너머 바다가 보였다.

땅이 넓어 그런지 미국의 산길에선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좋기도 하도 나쁘기도 하다.
심심하고 고적하지만
산이 주는 묵직한 침묵의 시간은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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