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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붉게 타는 꽃무릇

by 장돌뱅이. 2012. 6. 8.

메밀꽃과 비슷한 시기에 고창 선운사와 영광 - 함평 사이에 솟은 불갑산 자락의
불갑사와 용천사 주변은 핏빛처럼 선연한 붉은 빛의 꽃무릇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세 곳은 우리나라의 3대 꽃무릇 군락지이다.

9월 하순 경에 절정을 이루는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지고 난 후
잎이 돋아나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출가한 스님을 사모하던여인이 죽어 꽃이
되었다는 전설과 어울린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꽃무릇을 상사화(相思花)라고 하지만 진짜 상사화는 따로 있고
피는 시기도 다르다.  꽃무릇은 뿌리에서 꽃대가 30-40cm 솟아나 그 끝에 꽃을 피운다.
꽃대가 ‘마늘쫑’과 비슷하여 꽃무릇의 다른 이름이 석산(石蒜:돌마늘)이다.

꽃무릇이 대부분 절 주변에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꽃무릇의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탱화를 그리는데 요긴한 재료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 즙을 물감에 섞어 탱화를 칠하면 색이 잘 바래지 않고 좀이 스는 것을 방지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옛 사람들의 지혜에 대한 설명은 될 수 있을지언정
꽃무릇이 절 주변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차라리 전설이 딱 들어맞는다.
스님을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불타는 여인의 넋.  


*위 사진 :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


*위 사진 :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위 사진 :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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