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한국

지난 국토여행기5 - 막국수 먹으러 갑시다1

by 장돌뱅이. 2012. 7. 18.

아내와 함께 국토의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매 여행 때마다 최소 식사 한 끼는
여행지에서 해결하게 된다. 거기에 아내와 나의 여행이라는 것이 대부분
당일치기이므로 식사도 저녁보다는 점심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되어 간단하고도
가벼운 음식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로변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막국수는 그런 조건에
딱 맞는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강원도는 메밀의 생육조건에 적합하여
수확량도 많고 질이 좋아 막국수의 탄생 지역으로 곳곳에 막국수집니 산재해 있다.

원래는 메밀국수를 김칫국물에 말아먹었다고 하나 이제는 저마다의 비법이
들어간 양념과 육수, 혹은 동치미 국물을 넣는 방식으로 진화하여 대부분의
식당에서 비빔국수와 물국수, 두 가지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해 다녀본 몇몇 막국수집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막국수는 아내와 내가 연애 시절인 80년대초 서울에서 주말을 보내고 근무지인
홍천의 학교로 돌아가는 아내와 홍천버스터미널에서 가끔씩 사먹던 추억이
있는 음식이다. 그때 푸짐한 인심으로 국수를 말아주던 식당 아줌마가 기억에
남아, 재작년인가 홍천에서 일삼아 찾아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터미널은 너무 많이, 너무 크게 변해있었고 그 시절의 식당도 사라진지
오래여서 헛헛한 기분으로 돌아서야 했다.

막국수는 맛 이전에 이름에서 먼저 서민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가격도 대부분 5천원 미만이니 더욱 그렇다. 먹다 남은 찬거리나 이런저런
양념을 집어넣고 휙휙 비벼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다고 맛마저 ‘막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막국수란 이름이 그대로 음식의 반열에 오를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솜씨가 보태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은 같은
막국수여도 메밀이라는 소재만 같을 뿐 집집마다 각기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국수를 말아내는 것 같았다.


<강계봉진막국수>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이포대교의 용문쪽인 경기도 여주군 이천면 천서리는
막국수촌이다. 다리 옆의 입간판에는 여러 막국수집의 이름이 어지러울
정도로 쓰여 있다.
그 중에서도 강계봉진막국수는 가장 널리 알려진 막국수집이다.
강계는 식당문을 연 창업자의 고향 평안북도 강계를 말하고 봉진은 그의 아들 이름이라
고 한다. 이름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아뭏튼 휴일이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통에 대기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기 일쑤일 정도로
인기가 있는 식당이다. 비빔국수는 내게 너무 매워 주로 물국수쪽을 시키는 편이나 바로
그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맛있어하며 먹는다.
(전화번호 031-882-8300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