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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방콕 2024년 8월-호캉스

by 장돌뱅이. 2024. 8. 26.

일주일 정도로 방콕을 단기 여행할 때 아내와 나는 대체로 두 곳의 호텔을 이용한다.
첫 번째 호텔은 호텔과 바깥 활동을 50:50 정도로 하는 것을 고려하고, 두 번째 호텔은 80% 이상을 호텔에서 보낸다는 생각으로 잡는다. 흔히 말하는 호캉스를 하기 위해 두 번째 호텔은 가급적 클럽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클럽룸으로 잡기 때문에 아무래도 앞 호텔에 비해 비용이 높아진다. 
이번 여행은 차오프라야 강변의 차트리움 리버사이드에 이어 수쿰윗의 하얏트 리젠시에 묵었다.

호텔을 옮기면서 이번에 처음 여행 가방을 옮겨주는 서비스를 받아 보았다. 방콕에 위치한 회사 벨럭(Bellugg)이라는 회사에서는 공항-호텔, 호텔-공항, 호텔-호텔 간 가방을 옮겨다 준다.
무거운 가방과 함께 다녀야 하는 여행객의 불편함을 파고든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고객은 그 시간을 여행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침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면서 벨럭서비스가 올 거라고 말하고 짐을 맡겼다.
가벼운 몸으로 돌아다니다  오후에 하얏트에 체크인을 하러 가니 이미 짐이 도착해 있었다. 

호텔에서 일과는 매일 같았다. 클럽 라운지에서 식사와 수영장 놀이, 그리고 잠깐씩 손자저하들 선물을 사거나  마사지를 받으러 나가는 일이었다. 하얏트는 전철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백화점도 전철 한두 정거장 거리에 있어 편리했다. 비가 와도 지붕이 씌워진 길을 걷게 되어 있어 문제없었다.

식사는 세끼를 거의 클럽라운지에서 했다. 클럽룸의 비용 속에 포함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리해서 좋았다. 짧은 여행에서 시간을 길게 늘려 쓰는 방법이다.
라운지에서는 음식과 함께 맥주나 와인, 칵테일 같은 주류도 무료로(?) 제공되었다.

옛날 같으면 폭탄주깨나 말면서 '애주불괴천(愛酒不愧天)'을 떠들었겠지만 이젠 몸이 바쳐주지 않는다. 아내는 사람이 평생 마실 술의 양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지랄 총량의 법칙'이 아닌 '주량총량의 법칙'인 것이다.
나는 젊어 그 양을 다 마셨기 때문에 이제 마실게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얏트호텔의 30층 옥상에는 스펙트럼이라는 루프탑 바가 있다. 아내와 함께 올라갔다.
술이 마냥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지만 '지랄총량의 법칙'은 거기까지 따라와 맥주 두 병을 겨우 마실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호사한 꽃밭의 야경과 밴드의 흥겨운 음악에 몸과 마음이 혼곤히 젖어들었다. 
그와 함께 이번 여행도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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