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순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았다.
손자저하들을 보러 가지 않아도 되어 대부분 아내와 둘이서 보냈다.
그런다고 특별하게 다를 건 없었다. 산책과 카페, 도서관과 독서 ,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하거나 보는 시간이 좀 길어지고 평소보다 외식을 몇 차례 더 했을 뿐이다.
밀 키트(Meal-Kit)도 몇 번 주문했다. 김치메밀전병, 메밀국수, 빈대떡처럼 직접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나 유명 음식점들의 주요 음식들을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번거로워도 음식은 역시 직접 만들어 먹어야 제맛이다.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만드는 즐거움도 있는 것이다.
1. 밤죽
올 가을엔 밤이 흔하다. 서울 근교에 사는 누님이 산밤이라며 두 상자나 보내준데다 딸아이도 회사에서 받았다면 실한 밤을 한 상자 보내주어서다. 밤을 삶고 속살을 파내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아침이면 자주 우유에 타서 밤라떼로 먹기도 하다가 밤죽을 끓였다.
레시피를 찾아보니 맵쌀과 찹쌀을 불려 갈아 넣으라고 했다.
생쌀로 죽을 쓰면 고소한 맛이 더하다고 하지만 나는 밥통 속 밥을 넣었다.
믹서기에 적당량의 밥과 밤 그리고 물을 넣고 간 후 냄비에 넣고 끓였다.
단맛을 위해 적당량의 꿀과 약간의 소금을 넣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밤과 꿀의 조합!
* 참조 : 이전 글(2012년 8월)
2. 애호박볶음덮밥
- 애호박 1개를 반달 썰기 하여 소금 1t에 10분간 절인 후 물기를 짠다.
- 양파 1/2개와 송송 썬 대파 1대, 다진마늘 1T를 기름에 볶다가 양념(고추 1T+간장 1T+올리고당 2/3T+참기름 2/3T+물 2T)을 넣고 끓으면 애호박 썬 것을 넣고 양념이 스미도록 적당히 조린다.
3. 국물떡볶이
양배추가 있는 날은 대개 한번쯤 떡볶이를 만든다.
국물 떡볶이 만드는 법은 앞선 글 (한 술만 더 먹어 보자 1)과 같아 다시 적을 필요는 없겠다.
남은 국물에 참기름과 김가루를 뿌려 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래도 국물이 남아 버려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그걸로 이용해 감자를 조려 먹었다.
한 가지 음식으로 은근슬쩍 세 끼니를 해결한 것이다.
떡볶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시의전서』로 궁중에서 흰떡과 등심살·참기름·간장·파·석이버섯·잣·깨소금 등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고 전하고 있다. 기록에는 떡볶이라는 이름 대신 떡찜, 떡잡채, 떡전골 등으로 불렸다고 되어있다. 이후 떡볶이라는 이름과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42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으로 떡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어 간장으로 만든다는 조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매콤하게 만든 고추장떡볶이가 선을 보인 것은 1950년대이고,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배고픔을 달래는 서민들의 간식으로 선을 보인 초창기의 떡볶이는 비싼 쌀떡 대신 밀가루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손가락 굵기로 떡을 뽑은 것인데 '오뎅'이라고 불리는 어묵과 더불어 최고의 인기 간식으로 순식간에 유행했다.
- [네이버 지식백과] 떡볶이 [Topokki, 辣炒年糕] 중 발췌 요약 -
3-1. (떡볶이국물) 볶음밥
3-2. (떡볶이국물) 감자조림
4. 반쎄오(bánhxèo)
베트남 여행 때 사 온 반쎄오 가루로 처음 반쎄오를 만들어 보았다.
반쎄오는 쌀가루 반죽에 채소, 고기, 해산물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접어 부친 베트남 전통 음식이다.
베트남 중부지방에서는 반쎄오를 “맛있는 케이크”란 뜻의 반코아이(Bánhkhoái)라 부르기도 한다.
외국인들은 흔히 베트남 크레페나 베트남 오믈렛, 혹은 베트남 파전이나 빈대떡으로 부른다.
이번에 사 온 반세오 가루 봉지에는 'Vietnamese Coconut Pancake MIX'라고 쓰여 있었다. 반쎄오의 노란빛은 강황가루를 넣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요즈음은 대개 강황 대신 색소를 넣는다고 한다.
반쎄오는 반죽을 묽게 하여 전을 바삭하게 튀기듯 부쳐내는 것이 핵심인 듯했으나 나는 레시피의 혼합비율대로(가루 160 : 물 400ml) 이 너무 묽은 듯하여 가루를 더 넣어 너무 두껍게 되었다.반쎄오를 만드는 중 반으로 접다가 가운데가 찢어지게 하는 실수도 있었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속에는 소고기 다진 것과 생새우, 그리고 숙주나물을 넣었다. 반쎄오에 녹두콩은 필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사 온 재료 속에는 건조된 녹두콩들이 들어있었다.
다음에 여행을 가면 좀 더 많이 사 오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반쎄오 가루는 쉽게 구입할 수 있긴 하지만 작은 물품을 사기 위해 상점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은 아내와 나에겐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재미다.
* 이상 C는 컵(200ml), S는 밥숟가락, T는 큰술(테이블 스푼), t는 작은 술(티 스푼)
* 별도 표기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2인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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