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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2차 시민행진

by 장돌뱅이. 2024. 11. 24.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 비상행동' 주최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광화문 앞으로 나갔다. 이번 정권 들어 내가 참석한 촛불집회 중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았다.
지난 2017년 촛불집회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주최 측은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현 정권의 부정부패 국정농단 의혹과 그 앞에 멈춘 검찰과 경찰을 비판했다. 또한 자신과 주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24번의 거부권 행사, 이를 비판하는 국민들을 입틀막하고 반국가 세력으로 호도하는 인권 유린, 물가 폭등과 부자 감세 등으로 무너지는 국가 재정과 민생, 높아지는 전쟁 위기, 등에 맞서 모든 시민이 모여 함께 외치자고 역설했다.

집회 후에는 종각역을 거쳐 명동까지 행진을 했다.

누군가 종로의 버스 정류장을 없애버렸다

멀리서 호각을 불며 누군가
우리의 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엿듣고
우리의 사랑을 엿보고
우리의 깊은 잠을 빼앗아갔다
단란한 가정을 사창굴처럼 뒤지고
애써 가꾼 꽃밭을 짓밟아버렸다
누군가 우리의 맑은 하늘을 더럽히고
우리의 푸른 마을에 철조망을 치고
우리의 넓은 바다에 폐유를 쏟아 버렸다
우리의 진지한 모임을 방해하고
우리의 힘찬 발걸음을 가로막고
우리의 선량한 이웃을 잡아가고
누군가 우리의 등에 총을 겨누고 있다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목을 조이고
핏줄에 바람을 넣고
누군가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큰 골에 칼을 꽂고 쓰여지지 않은 글을 읽고 있다
멀리서 북을 치며 누군가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가 초대하지 않은 이 사람은 누군가

- 김광규, 「누군가」-

어떤 이는 이 집회의 끝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기도 하지만 그건 2017년에도 그랬다. 
우리는 다만 두 가지를 알고 있을 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은 다만 각자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야 할 때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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