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를 둘 때 상대방이나 곁에서 구경을 하는 사람 모두가 졌다고 생각하는데, 끝까지 아니라고, 한(漢)이나 초(楚)가 하나 남을 때까지 지지 않았다고 우기는 장기를 '뚱이 장기'라고 한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손가락질하건 말건, 자기 생각만 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뚱이'라고 부르는 데서 비롯되었고, 이 말은 옛 중국사람들이 우리를 얕잡아 불렀던 동이(東夷)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날리면, 대왕고래, 계몽령, 인원, 요원, 의원, 달그림자 등등 입만 열면 '구라'인 '그 X'이야 자기 생사가 걸렸고 또 자신을 닮은 아바타의 'Yuji'도 걸렸으니 오만가지 '뚱이질'을 다하는 것이겠지만 거기에 깃발과 아우성을 보태는 작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얼마 전 광화문역 근처에 나갔다가 마주친 집회의 십자가는 차라리 이 세상에 예수님이 오지 않았으면 세상이 더 평화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어쩌면 온갖 데마고기(Demagogy)와 프로파간다가 난무하여 예수님이 설 자리가 있을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도 같기도 하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는 "신앙이 이성 앞에 놓이게 되면, 곧바로 정치와 문학의 파괴가 시작된다"고 했다. 이미 드러난 객관적 사실보다 어느 한편의 '선택'을 우선하고 심지어 자신의 권위가 진실 위에 있는 것처럼 허세까지 부리는 광화문 집회의 소음은 내겐 마치 무간지옥의 비명처럼 다가왔다.
그러나 비겁한 자들과 불충한 자들, 역겨운 것으로 자신을 더럽히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불륜을 저지르는 자들, 마술쟁이들과 우상 숭배자들, 그리고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뿐이다. (「요한묵시록」, 21장 8절)
히틀러의 선전장관 괴벨스는 거짓 선동을 위해, '습득한 정보가 무엇인지는 기억하지만 믿을 만한 출처에서 나온 정보인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Source Amnesia, 출처 기억 상실)'이나 '여러번 반복될수록 거짓 메시지도 믿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Repeatition Effect, 반복효과)'과 같은 인지 편향의 기술을 이용하는데 전문가였다고 한다. 그는 또 "프로파간다는 조종 당하고 있는 사람이 자유의지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착각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