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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중국

타이쭝(台中) 6-국립타이완미술관과 무지개마을

by 장돌뱅이. 2025. 9. 11.

국립대만미술관(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 있는 미술관을 빼먹지 않으려 한다.
그림을 잘 알아서가 아니다.

미술관이 크건 작건 전시품이 유명하건 안 유명하건 그런 건 고려사항이 아니다.
그냥 미술관에서 아내와 느릿느릿 걷는 것이 좋아서다.
술보다 술자리를 좋아했던 것과 비슷하다면 비유가 적절할까?
평화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려면 미술관에서 어슬렁거리는 풍경 하나쯤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대만미술관에서는 시더진( 席德進, 1923–1981)이라는 화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당연히(?) 생소한 이름의 화가였다.
시더진은 생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대만의 근현대 미술사에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 중요한 작가로 사후에 재평가되었으며, 특히 대만의 자연과 민가, 사찰, 전통 마을을 소재로 한 수채화를 많이 그려 '대만 현대 수채화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내가 가장 감동하고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타이완의 오래된 집들이다.
(At this time, in this moment, the most fascinating and uttermost beauty to me are the old house in Taiwan.)
- 시더진 -

그림이 그려진 시기와 현재는 타이완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겠지만 시더진 그림 속 타이완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은 여행 중에도 얼핏얼핏 느낄 수 있었다. 

<風景 Landscape(부분)> 1957
<街景 Street Scene(부분)> 1957
<風景 Country Scene(부분)> 1957

무지개마을(彩虹眷村, Rainbow Village)
타이쭝 외곽에 있어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택시를 타고 갔다.
숙소에서 20여분 걸렸으니 그리 멀지는 않았다.

원래 군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로 철거 예정이었는데 2008년 경부터 황융푸(黃永阜)라는 한 퇴역 군인이 집과 골목에 형형색색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알려지면서 보존운동이 일어났고 지금은 타이쭝의 여행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강렬한 색채의 그림들은 정신없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치하기도 하다.
내가 사는 동네가 이런 그림으로 뒤덮이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무지개마을에서 보낸 짧은 시간은 바로 그런 이유로 즐거웠다.
내게 여행은 굵직한 무엇인가를 만나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굳은 결심이나 목표, 긴장을 풀어버리고 세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떠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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